대전 서부의 신흥 개발지인 유성은 날로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간이터미널 수준이던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터미널이 이제는 넘치는 여객 수요로 과포화 상태를 맞은 지 오래다. 주말에는 아수라장이 따로 없을 만큼 차와 사람이 뒤엉켜 위험천만의 상황을 연출해 보기에도 아찔하다. 평일에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이다.

보다 쾌적한 터미널에서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은 시민들은 오랜 기간을 참고 기다려왔지만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의 미숙한 행정력으로 벌써 마무리 됐어야 할 터미널 조성사업은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불안하고 불편한 터미널 이용은 계속되고 있다. 언제 어떤 형태로 사고가 발생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공모로 우선협상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석연치 않은 점이 계속 노출돼 믿음을 주지 못했던 1순위 업체와의 협상은 끝내 좌절됐고, 결국은 2순위 업체와의 협상이 시작됐다. 2순위 업체가 강한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자세를 보인다니 다행이다. 사업신청을 위한 보증금도 제때 납입했다니 의지는 확인됐다.

그러나 지금껏 번번이 양치기소년의 외침을 경험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어떤 상황을 맞아 무슨 이유로 협상이 좌초되고 사업 추진이 무산될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시민들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과 관련해 대전시나 대전도시공사의 발표에 좀처럼 신뢰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금껏 보여준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의 모습이 믿음직스럽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만약 또다시 2순위 업체와의 협상도 좌초돼 사업이 연기된다면 민심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특히 유성터미널의 주요 이용고객인 서구와 유성구 주민들의 동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다. 그만큼 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서부지역 주민들에게 간절한 숙원사업이다.

대전도시공사와 2순위업체 ㈜케이피아이앤에이치는 매주 수요일마다 공식 협상을 가지며 구체적 실무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공사는 협상을 통해 우선협상대상 업체의 자금 확보 능력을 통한 조성사업의 책임 준공을 확인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의욕만 앞서고 실질적 투자능력이 없는 회사인지 꼼꼼히 살피겠다는 것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단순히 터미널을 신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외교통과 시내교통이 접목하는 허브를 구축하는 사업이고, 나아가 대전서부지역 관문을 새롭게 만드는 사업이다. 또한 유성지역 문화중심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발 이번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속히 시민들이 쾌적한 터미널에서 편히 교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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