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대비 많은 비로 보령댐·저수지 수위 회복세
대산산단 항구적 물공급 ‘해수담수화사업’ 급물살

▲ 물 들어찬 보령댐. 충남도 제공

<속보>=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물 기근을 겪은 충남에 올 들어 봄비가 자주 내리면서 댐과 저수지 등 수원(水源)이 들어차 물 부족 걱정을 덜게 됐다. 가뭄 때마다 공업용수가 끊길까 우려하던 서산 대산임해산업단지에는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뺀 담수를 항구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본보 3월 19일 자 1면 등 [이주의 이슈] 보도>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누적강수량은 139.8㎜로 평년(113.5㎜) 대비 26.3㎜(23%) 더 비가 내렸다. 이날 정오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는 비는 6일 오전까지 10~30㎜ 내리고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반가운 비와 함께 보령댐 저수율은 31.8%까지 올라갔다. 1억 1700만t을 담을 수 있는 물그릇에 3700만t이 차있다는 얘기다.

보령댐은 보령·서산·예산·홍성·태안·서천·당진·청양 등 서부 8개 지역에 생활·공업용수로 하루 23만t을 공급한다. 단순계산하면 161일치 공급분이 확보된 것이다. 지난해 7월 사상최악의 가뭄으로 댐 저수율이 8.3%까지 곤두박질친 것과 대비된다.

도는 댐 대응단계별 용수공급량 조정기준에 따라 보령댐 대응단계를 ‘경계’에서 ‘관심’ 단계로 낮췄다. 금강 백제보 하류에서 보령댐 상류로 매일 12만t씩 물을 끌어오던 도수로는 지난해 3월 25일 이후 380일 만인 이달 10일경 가동 중지된다. 저수지 물은 가득하다. 예당저수지와 삽교호 저수율은 각 100%, 대호호는 95.1%로 예년의 120% 수준을 웃돌고 있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전국 평균(82.8%)을 크게 상회하는 95.4%다. 올 봄 농업용수 공급은 무난할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산업특성상 물을 많이 쓰는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해수담수화시설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1년까지 총사업비 2306억 원을 투입해 하루 10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시설, 취·송수시설, 관로 15.3㎞ 등을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기획재정부 예타 결과 경제적 타당성을 뜻하는 비용편익분석(B/C)은 0.98로 기준치(1)에 미치지 못했으나 경제·정책적 측면, 지역균형발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추진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계층화분석(AHP)에서 기준(0.5)을 넘는 0.56이 나왔다. 해수담수화사업을 정부에 건의한 지 2년 만의 결실이다.

사업비는 국비 30%(692억 원), 사업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 70%(1614억 원)의 비율로 조달되며 이르면 내년 착공할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시설 조성이 마무리되면 대산임해산업지역에 가뭄 등 재해와 상관 없이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할 수 있고 연간 매출액 16조 원 증가, 2만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경주 도 기후환경녹지국장은 “도와 함께 지역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서산시 등 관계기관 모두가 힘을 모아 해수담수화사업의 추진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도내 가뭄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후변화 여파로 언제든 가뭄은 반복될 수 있다”며 “가뭄 대비 장기·단기대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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