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노작가의 소망 “순수한 동극으로 어린 꿈 이루는 산실, 대전”

올해 여든이 넘은 그는 여전히 소년이다. 해맑은 웃음, 천진난만한 미소는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다. 평생을 아이의 마음으로 어린이와 함께 살아온 그의 삶을 보자면 문득 아동문학 보급과 아동보호운동만을 위해 인생을 바쳤던 방정환이 떠오르기도 한다.

대전을 순수한 동극으로 어린 꿈을 이루는 산실로 만들겠다는 꿈을 지닌 변상호 아동극작가가 수상록, 칼럼, 아동극 등 산수의 세월을 보내며 써 내려온 글들을 모아 수필집 ‘행복의 여백’(도서출판 오늘의문학사)으로 펴냈다. 1부 ‘지락(知樂)이 행복’, 2부 ‘창의예술과학’, 3부 ‘한국교육가족’, 4부 ‘아동극본’, 5부 ‘변상호의 작품세계’ 등으로 구성된 책은 그가 생각하는 정의사회의 모습,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위해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 고스란히 담겼다.

변 작가는 “행복이라는 것은 알아서 오는 게 아니어서 직접 찾아가야 한다”며 “노작가(老作家)의 외침을 통해 독자들이, 문우(文友)들이 그 해답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변 작가는 1937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삼성초에서 33년 간 교직생활을 보냈다. 문인의 삶을 시작하기 전 교단에 선 그는 교수·학습방법개선을 위해 노력한 참스승으로 살았다. 특히 그는 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신문 발간을 위해 직접 등사판을 밀어 제작하고 이를 어린이들과는 물론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과 공유하고 상호 교류했다. 글쓰기 입문기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벌인 노력들은 지역에서도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다져온 이 시대의 참스승으로 그를 기억하게 했다.

1972년 문화공보부가 공모한 신인예술상 동극부문에서 동극 ‘꽃자리 마을’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인의 길을 걸어온 변 작가는 이후 대전새교육공동체협의회장, 대전 100주년 기념사업회 수석부회장, 국립대전사범학교 총동문회장, 한국교육가족연합회 상임대표, 주논개 애국열사로 모시기 운동 대표 등을 지냈으며 지금도 사회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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