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인과외 교습소 중3 특정고 진학 제지 재학생엔 수업 거부도

"학교시험 일정 때문에 진도편성 어렵다" 거부 해당학교 "황당"

대전지역에서 사교육이 공교육을 폄훼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개인 과외 교습소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고교 진학을 하지 말라고 종용하거나 특정 고교의 재학생에 대한 수강을 거부하고 있는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 교육일정이 상이해 진도 편성이 어렵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교습소의 이익을 위해 애꿎은 학생들을 볼모로 교육환경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대전지역 일부 중학교 및 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최근 개인 교습소에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특정 고교 진학을 방해하는 강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다른 고교와 이 고교의 교과과정이 상이함에 따라 개인 교습소 강사들이 자신의 편익을 위해 학생들과 학교에 피해를 전가시키는 양상이다.

지역 대부분 고교와 이 고교의 중간고사 및 학기말 시험기간은 1개월 가량 시간차를 보인다.

통상 6월 말경 학기 말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개인 과외 교습소에서 다음 학기 선행학습을 받지만 이 고교에서는 7월 중순 방학을 이틀 정도 앞둔 시점에서 기말 시험을 치른다.

개인 교습소들은 이 고교와 다른 고교의 학생간 강의 일정 계획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특정 고교의 진학을 방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개인 교습소에 다니는 중3 학생은 고교 진학 후에도 같은 강사로부터 과외를 받는 것이 통례기 때문에 이러한 강사의 요구를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는 이기적인 셈법이 숨겨져 있다.

커리큐럼의 차이로 인해 현재 중 3인 학생들이 자신들로부터의 강습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교습소를 바꿀 소지가 다분해 결국 수익이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이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난처한 입장이다. 과외를 위해 개인 교습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커리큐럼에 따른 시간차로 인해 통상 그룹으로 진행되는 개인 강사의 강의 배정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학교 학생들로만 별도의 그룹을 구성하지 않는 한 개인 교습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지역의 모 개인 교습소 관계자는 “최근 특정 고교의 교육프로그램이 여타 학교와 달라 수강 자체를 거부하거나 중3 학생의 특정 고교 진학을 제지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강사들은 단순히 학교의 각기 다른 교육 과정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학생들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는 황당하다.
학교 관계자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공격하는, 상식 이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어떻게 사교육이 공교육의 프로그램에 대항해 진학을 제지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교습소는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교육환경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당국도 불법 개인 교습소, 학원 단속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질 좋은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지도·감독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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