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원내대표 이어 국회의장 안돼’ 견제심리 발동시
문희상 대신 朴으로 결집 가능성 거론돼 주목

 
박병석(左), 문희상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에 이어 또다시 충청권 출신 국회의장이 탄생할 수 있을까?

대전 중구 국회의원이었던 강 의원이 의장으로 재임하던 2012년 7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부의장으로 호흡을 맞춘 더불어민주당 박병석(66) 전 부의장. 그가 20대 국회 전반기의 실패를 딛고 후반기 의장직에 도전한다.

지난 11일 친문(친문재인)계의 핵심인 홍영표 의원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에 민주당 신임 원내사령탑에 오른 가운데, 오는 16일 치러질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 후보 경선에서 누가 승리를 차지할지가 관심사다.

권력 서열 2인자이자 입법부 수장인 원내 제1당의 의장 후보 경선에는 6선의 문희상 의원(경기 의정부갑)과 5선의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이 맞붙는다. 당초 경선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원혜영 의원(경기 부천 오정)은 출마를 포기, 친노(친노무현)·친문 진영의 중진인 문 의원과 비주류 중진의 박 의원의 대결구도인 것이다.

앞서 주류인 홍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78표를 얻어, 38표에 그친 비주류 노웅래 의원을 두 배 이상의 표차로 꺾었는데, 이것이 국회의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현 정부가 개혁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하고,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외교·안보 성과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주류세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며 주류인 문 의원의 우세를 점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건강한 당·청, 여기에 원만한 야권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 유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는 데다 친문 진영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해 당내 비주류의 결집·약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석이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열세인 박 의원이 당 안팎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게 돼 충청권의 정치적 위상이 오를 수 있다.

박병석·문희상 두 후보는 지난 2016년 6월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경선에도 출마해 박 의원은 당시 총 121표 중 9표, 문 의원은 35표를 득표해 낙선했고, 정세균(6선) 의원이 71표를 득표, 의장직에 오른 바 있다. 또 한 명의 후보인 이석현(5선) 의원은 6표로 최하위에 그쳤다.

한편,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설 후보군에는 친문 주자가 많이 포진한 상태로, 대전시당 위원장인 재선의 박범계 의원(서구갑)이 7선 이해찬, 5선 이종걸, 4선 김진표·박영선·송영길·설훈·안민석, 3선 윤호중·이인영·우원식, 초선 김두관 의원, 최재성 전 의원 등과 함께 당 대표 또는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친노 좌장이자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이해찬 의원(세종)의 경우 그의 당권 도전 여부가 다른 친노·친문 후보의 출마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당권 경쟁구도를 뒤흔들 변수로 꼽히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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