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F-22 스텔스기 첫 참가 '판문점 선언 위반' 주장
南 "통상적 훈련일 뿐 ... 北 일방적 회담 취소 유감"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미군 F-22 랩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당일 새벽 긴급 통보해옴에 따라 한반도 평화무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남측과 미국의 군사도발 때문"이라는 북측의 주장과 "북한의 통상적인 '배짱 전략' 아니겠냐"는 남측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책임공방으로 비화될 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오전 0시 30분께 전통문을 보내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실시 중인데 이는 판문점 선언 위반이며 명백한 군사적 도발이라는 것이다.

  맥스선더 훈련은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 7공군사령부 주관으로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5월 실시됐다. F-22 스텔스 전투기, F-15K, F-16 등 100여 대의 한미 공군 전력이 참가하며 올해 훈련은 지난 11일 시작해 오는 25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B-52 폭격기도 참여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반발을 감안, 올해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의 통상적인 군사훈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북한이 갑자기 맥스선더 훈련을 군사도발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훈련인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이번 훈련에는 스텔스기인 F-22 8대가 처음 참가한다. 방어훈련이라는 한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적진에 은밀하게 침투해 비수를 꽂는 스텔스기가 방어무기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북한이 문제삼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동의해놓고 왜 평소보다 훈련규모를 확대해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느냐는 주장이어서 일견 타당해 보인다.

  반면 남북 정상간 핫라인 개통 등 얼마든지 협의할 수단이 있는데 회담 당일 일방적으로 중단을 통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른바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것 아느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북한의 급작스러운 회담 취소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이날 오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의 남북고위급회담 일방 연기는 4월 27일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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