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으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등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대전지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는 것이다. 지역경제가 동력을 잃고 헤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기는 2.6% 증가했다. 소비는 면세점, 승용차, 연료소매점 등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고,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 증가세로 고용 역시 1년 전보다 18만 3000명(0.7%) 늘었다.

하지만 대전의 경제지표는 영 딴 판이다. 수출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10억 38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분기 대비 16.1%나 감소했고 수입 역시 3.7% 감소한 8억 9100만 달러였다. 수출·수입 모두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이다.

대전지역의 경제가 이토록 나빠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를 지적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보면 성장 동력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전은 자영업자가 38%에 이를 정도로 소비도시인데 이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고 민생이 불안해지면서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덕특구가 위치한 대전을 과학도시라고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국의 각 시·도들이 너나없이 특구를 만들면서 대덕특구의 정부출연연구기관 분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과학도시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전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50만 명이 붕괴된 지 오래다. 인구 유인책이 별로 없는 가운데 앞으로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전경제가 이렇게 퇴보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몇 차례 있었던 호기를 놓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중심도시로 부각됐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작업에 실패했다. 대덕특구라는 좋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정부와 대전시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4차산업특별시 대전’이라는 목표도 일궈낼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뭔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6·13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모두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타파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전이 명실상부한 과학도시로서 중심을 잡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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