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철 박사(배재대 산학사업·창업·LINC+ 팀장)

임승철 박사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실업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상황은 좀처럼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취업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더욱 커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안으로 창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창업은 도전적인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정부 지원이나 각종 창업지원프로그램이 많이 확대되면서 ‘창업 대중화’가 보편화되는 추세다.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지난 2000년대 초 우리나라를 ‘기업가 정신이 가장 활발하게 실천되고 있는 국가’로 꼽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집안에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부모님이나 지인들도 걱정이 많아진다. 이유는 창업 시 큰 돈이 들어가고 실패하면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가 창업을 선택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예비창업자나 3년 미만의 창업기업의 경우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 창업맞춤형사업화 등 각종 지원 사업은 국가의 창업지표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증대하는 성장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적어 자금부족으로 허덕이는 단계인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경험하게 되고 정부지원금 의존해 운영하던 회사는 결국 도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인 창업은 창업 성공률이 17%정도지만 대학생창업의 경우 5%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창업실적 지표를 올리기 위한 단발성 정책들과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한계성이 만들어내는 보잘 것 없는 성적표다.

상상력, 창의력을 바탕으로 기술기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스스로 구상하고 조립·개발하는 사람 또는 단체를 ‘메이커’라 한다. DIY(Do it Yourself)가 개인적인 취미 활동에 가깝다면 메이커는 개인적인 취미에서부터 산업영역까지 아우른다. 미국에서는 2010년부터 메이커(Maker)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배재대에 ‘나섬창업라운지’가 문을 열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 ‘배재메이커’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배재메이커스페이스는 3D 프린터실과 캡스톤디자인실, 창업카페로 구성돼 있고 일반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위치해 교내에서 창업에 대한 인식 재고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곳에서 3D프린팅 교육, 사업계획서 작성, 아이템 멘토링, 아이템구체화를 위한 면담 교육을 받고 있다. 창업의 꿈을 키우는 ‘청년아펜젤러’들의 꿈이 아름답게 열매 맺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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