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14년 5월 17일.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 분회장이 강릉 해안도로 인근 승용차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서 “저의 죽음으로 지회의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을 찾게 되면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시신을 안치해 달라고도 했다. 지회가 승리하는 날 시신을 화장해 정동진에 뿌려달라는 부탁도 남겼다. 노조는 열사의 유언을 지켜야 했다. 18일 새벽, 노조와 열사의 부친은 강릉의료원에 안치된 그의 시신을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으로 옮겼다. 열사투쟁의 시작이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와해하기 위해 고소고발, 표적 탄압, 생계 압박 등 온갖 탄압을 자행했다. 염호석 열사의 3월 월급은 70여 만 원, 4월 월급은 41만 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삼성 사측은 폐업센터 고용 승계, 생활임금 보장 같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 왔다. 염호석 열사는 죽음으로라도 탄압을 멈추고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고인은 유서에서 “우리 지회[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꼭 승리하리라” 믿는다며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시신을]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 곳에 뿌려주세요’ 하고 당부했다.

노조는 유족 동의를 얻어 노동조합장을 치르려 했지만 염씨 부친은 갑자기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노조는 부친을 설득하려 했으나 결국 경찰 300여 명이 투입돼 노조가 보관하던 염씨 시신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한 나두식 현 노조 지회장 등 3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사측이 염씨 부친에게 6억원을 주고 회유했는지, 경찰이 개입한 배경에 삼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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