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대기자

6·13 지방선거는 후보자 간 토론회가 없어진(?) 것이 특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한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후보자의 정책, 적격성 등 유권자가 선거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공신력 있는 통로가 바로 토론회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후보자 중에는 국회의원직에 입후보할 때 절대로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후보자가 있고, 또 위법에 의한 전과기록 보유자도 있다. 현재 여당으로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후보자 가운데 이 같은 약점을 갖고 있는 자는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약점이 까발리는 것을 원치 않아 토론회를 기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지난 29일 천안의 한 주간지인 C 신문사와 충남기독교총연합회가 주관한 ‘충남지사 후보 정책간담회’에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만 참석하고,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는 불참했다. 결국 이 후보 단독 정책토론회를 한 셈이다.

전종서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지금 충남은 말할 수 없는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힘 있는 도지사가 필요하다. 두 후보로부터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역을 위한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였다”면서 양 후보의 불참에 아쉬움을 표했다.

C 신문사는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에 의해도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통계학상 ‘조사 대상자 추출에 다소 오류가 있었다’라는 민주당 측의 지적을 받은 바이 있어 이 때문에 양 후보가 불참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와 함께 30일 MBC 주관으로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자유한국당 길환영, 바른미래당 이정원 후보간 3자 토론회가 합의됐지만 이규희 후보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다고 통보해 왔다.

길환영 후보는 “야당 후보들만의 토론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시 불참 의사를 밝혔고, 이정원 후보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오만한 태도다. 벌써부터 승리의 환상에 빠져 유권자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라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가짜뉴스를 차단하고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후보자들 간의 토론회는 선거철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선거가 아무리 여권이 우세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해도 여당 후보들이 토론회를 회피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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