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떨어진 같은 당 후보들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포인트
정당지지율 이후삼 vs 조직력 엄태영 ‘팽팽’

 
 
(왼쪽부터)이찬구, 이후삼, 엄태영

오는 13일 치러질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높은 정당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후삼 후보와 전직 제천시장 프리미엄 및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는 엄태영 후보와의 팽팽한 대결로 굳어진 모양새다.

특히 경선에서 떨어진 같은 당 후보들의 서운한 마음을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이번 선거의 승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이후삼(48), 자유한국당 엄태영(60), 바른미래당 이찬구(56) 등 3자 구도로 치러진다.

먼저 이후삼 후보는 고공행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정당지지율을 등에 업고 보폭을 계속 넓히고 있다.
게다가 북미회담이 물꼬를 트면서 산뜻한 바람이 이 후보 쪽으로 불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

광역의원, 기초의원 경선부문이 바로 그 예다.
지난달 광역의원 경선에서 A, B 후보가 고배를 마신 것이 단초가 됐다.
당시 무게감이 있던 후보들이 모두 떨어지자 다양한 의혹들이 난무했다.

심지어 제천시의원 C 후보가 B 도의원 후보에게 당원 명부를 사전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퍼져 C 후보가 탈당했다는 소문까지 일면서 그야말로 민주당 당원들 간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갔다.

또 광역의원 경선에서 떨어진 A 후보가 ‘국회의원 출마설’까지 나올 정도로 불만은 극대화 됐다.
특히 제천시의원 비례 공천에서도 불만이 나와 일부여성단체에서 기자회견까지 진행하는 등 그야말로 초비상 사태로 번졌다.

당시 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충북도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터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물론 해결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해결 방안이 있다면 바로 이상천 제천시장 후보다.
이 후보는 지난달 1차 컷오프 된 후보들을 모두 흡수하며 친화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2차 경선에서 떨어진 이경용 전 환경청장과 이근규 제천시장의 마음을 아직 얻지 못한 점이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상천 후보가 경선에 떨어진 후보들의 마음을 얼마만큼이나 수습해 이후삼 후보의 지지기반이 될 수 있는지도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의 상황도 민주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제천·단양지역이 보수세력이 강한 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엄 후보는 송광호 전 국회의원 조직과 최명현 전 제천시장 조직을 규합해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수백 명의 청년들을 구성하는 등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엄 후보가 수년 전부터 공을 들인 단양지역이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엄 후보의 약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엄 후보 핵심 측근들이 같은 당 특정후보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비롯됐다.
이들이 일부 기초의원 후보들을 권 석창 전 국회의원의 측근들로 분류, 홀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부 후보들이 서운함을 나타내고 있는 상태다.

결국 지역 밑바닥 민심을 훑어 줄 제천시의원 후보들이 힘을 보태지 않을 경우, 사실상 당선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엄 후보와 최명현 전 제천시장의 불편한 관계도 한 몫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민선 4기 제천시장 경선과정에서 서로 불편한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지난날의 일들은 모두 잊고 화합무드로 전환했다.
그러나 급조된 화합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필요에 의한 화합일 뿐,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유리그릇'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특히 구세주 역할을 했던 단양지역도 적지 않은 단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양은 텃밭이라 불릴 정도로 자유한국당의 강세를 보이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던 단양의 한 종교단체가 집권여당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가 전개되면서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형국이 됐다.

결국 이번 선거는 경선에서 떨어진 각 후보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에 따라 당선에 가깝게 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바른미래당은 올해 처음으로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에 후보자를 냈다.

재선거에 출마하는 이찬구 후보는 시외버스요금 인하 및 부당요금 환수로 시민들에 각인된 인물이다.
최근 엄태영 후보와 단일화를 꾀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서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자청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이후삼 및 엄태영 후보의 객관적인 전력에 비해 조금 딸리는 모양새다.

제천=정봉길 기자 jb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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