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地選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 사라져
현역 구청장-시의원 보유한 대전 동구서도 참패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하나가 돼 지난 2월 출범한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 정계 개편의 대상이 되며 생존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5·9 장미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대전에서 23.21%를 얻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0.30%)에 2.91%포인트 앞서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2.93%)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당시 6.34%를 득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29.55%로 약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두 당의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남충희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대전시장 후보로 내세워 8.78%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정당 지지도(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도 8.90%에 머물렀다.

5개 구 중 대덕구를 제외한 4곳에 구청장 후보를 냈지만 한 석도 건지지 못했고, 대전시의회와 5개 구의회에도 단 한 명의 당선인을 배출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은 현직 구청장과 2명의 현역 시의원을 확보해 5개 구 가운데 가장 세(勢)가 강한 동구에서조차 몰락을 면치 못했다. 3선을 노린 한현택 동구청장 후보(23.50%)는 민주당 황인호 당선인(52.23%)의 절반 이하 지지율, 한국당 성선제 후보(24.25%)에게도 밀리는 지지율로 3위에 그쳤고, 역시 3선에 도전한 안필응 시의원(동구 제3선거구, 17.80%)과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에서 배제된 데 불만을 품고 바른미래당에 새 둥지를 튼 윤기식 시의원(동구 제2선거구, 21.75%)도 나란히 3위로 처져 고개를 숙였다. 동구가 이러니 다른 지역은 말할 것도 없는 참담한 상황이 되며 지방정부·지방의회에서 입지가 전무,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졌다.

바른미래당은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은 없고, 광역의원 5명(제주 2명, 서울·경기·경북 1명), 기초의원 21명(서울 9명, 경기 3명, 대구·경북·전북 2명, 충남·경기·강원 1명)의 당선인을 낸 게 전부다.

한국당과의 통합, 민주평화당과의 재결합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지난 14일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물러난 데 이어 15일 박주선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김동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선임)를 가동, 오는 25일 새 원내대표를 뽑고, 8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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