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예금금리・건전성 개선 영향

여전히 낮은 은행의 예금금리에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자 투자처를 잃은 뭉칫돈이 저축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가 어느 정도 회복됐고 제1금융권보다 높은 금리가 매력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과 저축은행중앙회에 5000만 원 넘게 맡긴 예금주는 6만 7888명이다. 법인은 1907개로 지난해 말보다 166개(8.0%) 줄었지만 개인은 6만 5981명으로 4568명(7.4%) 늘었다. 이들이 저축은행에 맡긴 돈은 총 9조 1000억 원에 달한다. 5000만원 초과예금의 1인당 평균예금은 개인의 경우 8500만 원으로 전분기보다 200만 원 늘었다. 법인 역시 같은기간 1억 4000만 원 늘어난 18억 2200만 원이다.

저축은행에 돈이 몰리는 데는 체질개선을 통해 건전성이 좋아진 탓이다. 보통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로 평가한다. 금융감독원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 이하를 요구하는데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2%였다.

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예금금리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46%로, 은행(2.02%)보다 0.44%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건전성 문제를 완전히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다며 저축은행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너무 많은 돈을 한 저축은행에 맡기기보다는 예금자보호가 되는 한도 내로 여러 저축은행에 나눠 맡기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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