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미국월드컵 때 자살골 넣은 콜롬비아 수비수 실제 살해 당해

 일본戰 퇴장 선수 살해 협박 ··· 콜롬비아, 1994 악몽 재현?

콜롬비아 수비수 산체스(6번)가 전반 2분 56초만에 퇴장을 당하는 장면.

  2018 러시아월드컵 일본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경기시작 3분 만에 퇴장 당해 1-2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콜롬비아 선수가 살해 협박을 받고 있어 충격을 준다. 특히 콜롬비아는 지난 1994 미국 월드컵 때도 자살골을 넣은 선수가 살해 협박에 이어 실제 살해 당한 역사가 있어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19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H조 조별예선 1차전 일본과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콜롬비아 수비수 카를로스 산체스는 경기시작 2분 56초 만에 퇴장 당했다. 일본 가가와 신지의 슈팅을 막으려다 몸이 닿지 않자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막았다가 페널티킥 선언에 이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산체스는 쓸쓸히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이날 콜롬비아는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1-2로 패배했다. 

  문제는 콜롬비아 국민들의 반응이다. 대부분 산체스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과격 축구팬들은 SNS 등을 통해 산체스와 그의 가족을 살해하겠다며 팀 패배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협박글 중에는 "콜롬비아에 돌아오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네게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24시간 안에 가족을 대피시키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분풀이로만 볼 수 없는 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콜롬비아에서는 월드컵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선수가 실제 살해되는 역사가 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콜롬비아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자책골을 기록, 1-2 패배의 원인이 됐다. 이로써 콜롬비아는 본선 진출에 실패, 국민들의 분노가 에스코바르에게 쏟아졌고 이 와중에 마약상인 메데인 카르텔이 살해협박을 받은 에스코바르는 괴한으로부터 무려 12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아직 1차전 패배일 뿐이어서 콜롬비아에게 본선 진출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혹시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때 또 다시 비극이 일어날 수 있어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온전히 콜롬비아의 남은 경기를 향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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