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유성은 우리나라 온천관광지 중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세를 누렸다. 국내 최고의 온천 수질을 자랑하며 한 해 관광객 수가 1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이랬던 유성이 지금은 관광특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성이 온천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광객 수의 감소다. 1995년 유성을 찾은 관광객은 1014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2015년에는 537만여명으로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들어 급감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한해 평균 52만 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만 60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관광객의 감소는 당장 유성지역 호텔 경영에 직격탄이 됐다. 관광객이 줄다 보니 유성지역 호텔 객실 가동률은 50%선으로 떨어졌다. 이 바람에 유성의 유명 호텔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특1급이었던 호텔리베라유성이 지난 1월 폐업한 데 이어 유성의 대표적인 호텔 중 하나인 아드리아호텔도 이달 말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2004년부터 올해까지 유성에서 폐업한 대형 숙박업소는 프린스호텔과 알프스호텔, 갤러리호텔, 홍인호텔 등 줄잡아 6곳에 이른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호텔들도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유성이 이렇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유성은 1994년 설악산과 경주, 해운대, 제주와 함께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당시만 해도 관광특구는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해제해줘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했다. 하지만 1999년 야간영업시간 제한이 폐지되면서 혜택이 사라졌다.

게다가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유성지역의 유흥업소가 줄기 시작했다. 더구나 둔산 등 인근지역이 개발돼 찜질방 등 온천을 대체하는 새로운 여가 수단들이 등장하면서 유성의 유동인구 감소를 부채질 했다.

이런 상태로 간다면 유성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여전히 유성의 온천은 상품성이 유효한 만큼 이를 시대적 추세에 맞게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먹고 마시는 유흥 중심이 아닌 가족형 테마파크 등 건전하면서도 힐링을 가미한 체류형 휴양도시로 탈바꿈시켜야야 한다.

유성은 최근 인구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는 세종시와 인접해있다는 점을 감안한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세종시의 배후도시로서 유성의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된다면 쇠락하는 유성발전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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