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점점 과격해 지는 구호 ··· 이번엔 "문 대통령, 재기하라" 

  여성 피의자에 대한 편파수사 중단을 촉구하며 열린 제3차 혜화역 집회에서 갈수록 과격한 구호가 등장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7일 오후 3시부터 3시간여 동안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만 명, 경찰 추산 1만 8000명의 여성들이 참가했다.  
  여성의 인권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최대규모 집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이번 집회는 그러나 일부 여성들의 피켓과 구호를 통해 성대결을 부추기고 남성혐오 조장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표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며 한국남성들을 상대로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쳤다. '재기해'는 故 성재기 남성연대 회장이 투신 사망한 것처럼 한국남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조롱하는 의미다. 
  재기해 구호를 외치던 도중 돌발발언이 이어졌다. 한 여성 참가자가 자유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넘겨받은 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하고 표를 가져가신 문재인 대통령, 저희를 더이상 실망시키지 마십시오"라는 멘트를 이어가자 현장에서 "문재인 재기해", "문재인 대통령 재기해" 연호가 터져 나왔다.

  이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이처럼 적개심을 드러내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집회의 배경이 된 홍대 누드크로키 몰카사건에 대해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다"라고 발언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몰카 범죄를 보다 엄중하고 엄격히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만, 일부 여성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몰카 피의자가 여성이라 수사 진척이 빠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함으로 나름의 서운함을 표출한 것이다.

 이밖에도 이들은 "여성 남성 경찰 비율을 9대1로 만들어라", "여성 경찰청장 임명하라" 등 구호는 물론 피켓으로 '유X무죄 무X유죄', '찍지마 X팔놈아', '경찰도 한남충' 등 입에 담지 못할 문구들을 넣어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지난 두 차례 집회에 이어 신원을 파악할 수 없도록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에 참석, 그 배경에 궁금증을 불러오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