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결승행, 벨기에 코치 앙리 '씁쓸한 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국' 프랑스의 승리와 '직장' 벨기에의 패배 사이에서 '프랑스 레전드' 티에리 앙리 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했다.

프랑스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수비수 사뮈엘 움티티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승리하고 12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얻었다.

반면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에 4강에 올랐지만 역대 첫 결승 진출의 꿈은 꺾였다.

벨기에의 패배에 팬들의 시선은 벨기에 대표팀 벤치에서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앙리 코치에게 쏠렸다.

앙리 코치는 경기 내내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전달하며 벨기에의 선전을 빌었지만 '프랑스 대표팀 후배' 움티티의 결승골을 지켜보며 허망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1997년부터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23경기에 51골을 터트리면서 역대 프랑스 A매치 최다골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는 '아트사커'의 레전드일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도 175골(258경기)을 뽑아내 이 역시 역대 아스널 역대 최다골 기록으로 남아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은 앙리는 자연스럽게 프랑스 대표팀의 코칭스태프로 미래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는 코칭스태프 커리어의 시작은 조국 프랑스가 아닌 벨기에였다.

앙리는 2016년 8월 벨기에 대표팀의 코치로 변신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벨기에가 '불어권' 국가여서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은 물론 에덴 아자르(첼시),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 브라위너 등 세대교체를 끝내고 '황금세대'로 성장한 탄탄한 대표팀 스쿼드는 앙리 코치에게 매력적이었다.

더불어 2012년부터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어온 디디에 데샹 감독이 현역 은퇴 이후 코치로 변신한 앙리를 부르지 않았던 것도 벨기에를 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현역시절 프랑스 대표팀 선수로 4차례 월드컵(1998년·2002년·2006년·2010년)을 경험한 앙리는 자신의 5번째 월드컵을 벨기에 코치로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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