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판사 시절 경험 들려주며 한국사회 성 고정관념 지적
네티즌들 "메갈 배후에 자유한국당 있는 것 자백?" 비판도

 나경원 의원 혜화역 시위 관련 "우리 사회 남성중심적"

나경원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 특집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여성 범죄자에 대한 경찰의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열린 혜화역 시위와 관련, 한국사회의 남성중심적 현실을 지적했다.

  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혜화역 등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를 보며 한국 사회의 남성 중심적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행각해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나 의원은 지난 1990년대 초 부산지법 판사 시절의 경험을 들려줬다. 검찰이 여성 접대부를 둔 유흥업소는 허용하면서 남성 접대부를 둔 '호스트바'는 풍기문란으로 영장을 계속 청구하더라는 것.
  나 의원은 "나는 관련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면서 그 이유로 "여성 유흥종사자는 괜찮고 성별이 바뀌면 구속사유가 되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나 의원은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대상이 2013년에야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것을 지적하며 "차별적 성 고정관념이 아직도 많은 법에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여성 피해자만 보호하고 남성 피해자는 보호하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일었던 것이 법 개정 취지였지만, 나 의원은 반대로 '그 조차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라는 논거를 적용한 것이다. 

  나 의원은 "혜화역 시위에 참석한 일부 여성들이 외친 극단적 혐오구호와 퍼포먼스에 동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경계하면서도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동안 남성 중심적, 성차별적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는데 대해서는 나를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혜화역 시위의 취지에 대해 온정적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나 의원의 입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비판적 반응을 쏟아냈다.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이 분이 '위안부 협상, 그래도 잘 했다'고 말한 그 분인가요?, "다들 손절할 시기에 탑승 ㅋㅋㅋ", "당신이 공감하는 순간 이미 글러먹은 시위란 건 잘 알겠네요", "페미표가 필요하다굽쇼?", "대통령 모욕 쯤이야 '환생경제'로 오래 전에 마스터하신 그분", "메갈 뒤에 누가 있는 지 자백하신 거죠?" 등등의 대체로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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