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 마카롱 과자 냄새 맡고 가방 물고간 듯

 가방 훔친 도둑 잡고 보니 마실나온 떠돌이 개 

  비닐하우스에 놓아둔 손가방이 감쪽같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동네 개의 소행으로 밝혀져 경찰이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5분께 충북 음성군 대소면 내산리의 한 멜론 농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여성 A(58) 씨의 에코백이 눈깜짝할 사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당시 가방 안에는 2000만 원을 인출할 수 있는 체크카드와 휴대전화, A 씨가 먹으려고 남겨둔 마카롱 과자 등이 들어 있었다.

  사건의 실체가 확인된 것은 그로부터 보름여가 지난 후였다.
  16일 충북 음성경찰서는 농장 주변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범인을 특정했다. 놀랍게도 범인은 동네 개였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몸 길이가 1m가량의 하얀털을 지닌 떠돌이 개가 에코백을 물고 유유히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주변을 탐문한 결과 농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공사현장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가방을 되찾았다. 젖은 흙이 묻어 지저분한 상태였지만 다행히도 소지품은 가방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경찰은 주인없이 떠돌던 개가 가방 안에 든 마카롱 냄새를 맡고 가방을 물고 간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인 없는 들개가 과자 냄새를 맡고 가방을 물고 간 것으로 보인다"며 "개가 범인이었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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