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보합권에 머물러/수급지수 100 이상 기록/거래지수도 평균보다 ↑/보유세에 이사 수요 없어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이 보합을 보였다. 하락과 보합을 넘나들지만 봄 이사철 하락세에 비하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중이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보합을 기록했다. 하락세를 보였던 전주(-0.02%)에서 상승전환은 되지 않았지만 전세가 하락은 일단 멈췄다. 앞서 대전은 전세가가 하락한 뒤 곧바로 보합을 보이는 등 완전한 상승 전환은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세 관련 지수는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의 전세수급지수는 142.2로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에 비해 전세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어 수치가 클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즉, 대전은 전세 수요가 많아 전세가가 상승세에 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세 거래의 활발함을 수치화한 전세거래지수도 대전은 18.3을 기록해 전국 평균(12.4)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서울(17.8)은 물론 경기(11.1)보다도 높고 전국에서 인천(21.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전세거래지수 역시 기준치가 100이지만 전국적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대전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인근 세종은 여전히 입주자를 찾지 못할 정도로 전세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대전의 전세가가 안정세로 접어든 건 부동산 보유세 개편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유세 개편으로 평균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해 전세 수요마저 관망에 들어간 것이다. 물론 시행 시기는 내년이나 돼야 하지만 앞서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을 정부가 더욱 강화한 만큼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잡겠단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앞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에 개입할 수 있단 걸 보여줬기 때문에 주택 매매가가 크게 오르기 보단 떨어질 여지가 높아졌다. 관망에 들어간 전세 수요는 결국 매매 수요로 바뀔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이사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도 대전의 전세가 안정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전세가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전은 어느덧 하락세가 회복된 모양새다. 전국적으로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라며 “이사 수요가 없는 것도 한몫했지만 내달부터 가을 이사 수요가 발생하면 유성구를 중심으로 전세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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