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그림책을 읽게 된 계기는 사서연구회 실무분과의 동아리인 ‘가치, 읽고 쓰고 만들다’라는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다. 어린이 그림책은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 읽게 만들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 이야기 꺼리를 찾으려 노력하게 한다. 예전의 독서 방법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사자삼촌’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자가 삼촌이라니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주인공 ‘솔’은 학교 미술시간에 가족을 그리면서 엄마, 아빠, 나, 사자 삼촌이라고 가족 구성원을 써놨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사자처럼 무서운 삼촌이 아니라 진짜 ‘사자’였지만 아무도 솔이에게 사자삼촌이 있다는 말을 믿어 주지 않았다. 오히려 비웃거나 놀려댈 뿐이었다. 심지어 선생님이 사자삼촌을 개냐고 물은 것은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속상해하는 솔이에게 친구 진이가 다가오고 둘은 사자삼촌과 신나게 놀았다. 나중에는 반 친구들을 모두 초대하여 사자삼촌과 재밌게 놀지만 선생님은 무서울 것 같다면서 선뜻 초대에 응하지 못했다.

어른의 마음으로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실을 진이라는 친구가 이야기의 반전을 이끌며 친구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하게 된다. 주위에 저런 친구 하나 있다면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 주지 않아 속상한 아이, 하지만 아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책은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해관계를 떠나 맹목적으로 응원해주고 따라주는 친구는 어릴적 소중한 친구가 되고 가치관을 공유하며 올바른 아이로 성장한다. 또한 먼 훗날 친구들끼리 소중한 추억이 된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친구가 될 수 없는 존재와도 친구가 된다. 간혹 어른들이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지만 아이들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친구를 만들어간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른으로서 편견을 버리도록 만들어 준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응원해주고 그런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너무 어른스런 모습보다는 이치에 어긋나도 아이들의 상상력, 창의력에 공감하는 너그러운 어른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동심 세계를 이해하고 더 넓은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경석(서산해미도서관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