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로 국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신기술 연구개발…수출 활성화에 기여
전기 통하는 실, 웨어러블 센서 등 기술
조만간 시장 출시 눈앞…생활편의 향상

유니플라텍 강석환 대표

 

발열필름

 

애국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국위선양은 단지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신문 헤드라인에 붙는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국가나 사회집단과의 연대를 거부하는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작금에 기술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한 기업가의 외침이 이목을 끈다. 기술보국(技術報國), 기술로써 국가에 보답하는 ㈜유니플라텍 강석환(60)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총을 들고 전방을 지키는 것만이 애국은 아닐 거다. 수출전선, 글로벌 각축전에서 벌어지는 ‘총성 없는 전쟁’이 요즘은 더 중요해졌다. 자원이 아닌 기술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내수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거대 시장을 무대로 뛰어야 하는 게 우리 기업의 운명이다. 부품 신소재 연구개발(R&D)을 선도하는 그는 기술 개발이 곧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자긍심 하나로 외길만 걷고 있다. 그래서 그가 개발한 난방필름, 발열섬유, 차폐필름 등의 기술은 해외수출뿐만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도 접목되면서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남다른 애국심을 갖고 묵묵히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기술 혁신의 꿈...세계로 뻗어나가
인하공대 졸업 후 LG 기술팀에 입사한 강 대표. 전자부품 소재를 다루다 보니 전기 관련 귀금속 소재를 다루는 데 도가 텄다. 10년이 흘러 강산이 변할 때 쯤 강 대표는 충청지역 기술영업팀장으로 발령나면서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고 새로운 수요 창출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 강 대표는 강단있는 결단을 내린다.
“소재를 검토하면서 ‘아 이것은 내가 해볼 수 있겠구나' 자신감을 얻었죠. 뭔가 한 번 해보자. 노하우가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창업에 나서게 됐습니다.”

1993년 유니플라텍은 이렇게 태동했다. 당시 기술은 플라즈마 방막(표면처리), 쉽게 풀면 필름에 코팅을 넣어 변색시키면서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변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난방까지 가능한 기술이다. 강 대표의 혁신적 사고는 자양분을 흡입하는 나뭇가지처럼 쭉쭉 뻗어 나갔다. 이 기술은 당시 연탄가스에 의한 사망사고가 잦았던 시기와 맞물려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강 대표는 시선을 해외로 돌렸다.
“전기요금 누진제가 없고 추운 나라, 러시아에서 큰 콜이 들어왔어요. 당시 200만 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죠. 이어 미국, 중국,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와 수출계약을 맺었고 중국, 유럽, 미국 등의 안전규격 인증을 받으면서 세계를 무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 화재로 좌절…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소위 잘 나가던 그에게도 시련의 시기가 찾아왔다. 때는 2010년, 한창 중국에서 수출 물량을 추가로 수주해야 할 바쁜 시기였다. 잠시 중국 출장을 간 사이, 쏟아지는 주문으로 주야 2교대로 공정을 돌리던 중 경험이 미숙한 작업자의 실수가 큰 화(火)를 일으키고 만다. 잿더미만 남은 사옥. 강 대표의 속도 까맣게 타버렸다. 그러나 그의 열정까지 타버린 건 아니었다. 사옥이 사라졌지만 기술은 그의 머릿속에 온전히 남아 있었다. 아니 그의 DNA에 오롯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다시 재기를 꿈꾸며 바쁘게 움직였다. 마침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었다. 전기가 통하는 실, 이를 통한 웨어러블 센서, 산소를 차단하는 장기보존필름 등 새로운 연구성과를 쏟아내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제품 테스트를 마치고 상업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이 기술들은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시장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 나만의 기술 아닌 우리의 기술
강 대표는 기술보국을 말하면서 보국이란 것이 꼭 나라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에 기술을 통해 소외계층 등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 또한 보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은 정부 연구과제의 성과입니다. 세금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했고 여기서 성과를 도출했으니 저에겐 빚이나 다름없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도움을 받았으니 기술봉사를 통해 갚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발열섬유

 

강 대표는 한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계신 어머니를 보면서 노인들은 혹서기에도 추위를 잘 느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강 대표는 ‘전기가 통하는 실’을 만들어 열을 발생시키는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나노기술을 실에 적용하는 면상발열체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전혀 발열이 불가능한 제품을 ‘온열’로 탈바꿈시키는 거다. 강 대표는 전기가 통하는 실로 짠 스웨터나 덧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의 기술은 화재 취약계층인 독거노인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감각이 무뎌진 독거노인들은 겨울철 전기매트에 의해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강 대표는 카본파우더를 응용한 반도체 화합물을 매트에 적용시켰다. 평소 일정 온도에는 전기가 통하지만 임계 온도가 넘어서면 부도체 성질로 변환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국가 신기술(New Excellent Technology, NET) 인증을 받고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개발 위주였지만 이제 그 결실을 맺기 위해 본격 상업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사소하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강 대표는 새로운 협력자를 찾고 있다. ‘모두의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 가능성을 높여나가기 위한 행보다.
“혼자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투자자든 기술협력자든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중입니다. 시제품을 상용화 하는 단계에서 큰 그림을 보고 같이 갈 수 사람이 있다면 사업의 의미도 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 대표의 인터뷰는 대전의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뜨거운 한 낮에 이뤄졌다. 강 대표의 열정 때문일까, 날씨 탓일까 뜨거운 열기가 바람을 타고 대덕산업단지를 잔잔히 훑었다.

글=박현석 기자·사진=전우용 기자 phs2016@ggilbo.com

㈜유니플라텍은(http://www.uniplatek.net)
유니플라텍은 플리즈마 표면처리 기술 및 기능성 고분자 재료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으로 출발, 고효율 친환경 히팅시스템인 면상발열체 제조 기술을 개발해 초일류 스타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기술 선도 업체로서 소비자 건강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특히 난방필름은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인증’을 받았으며 과열방지 제어를 위한 PTC소자 제조기술은 지식경제부로부터 신기술인증(NET)을 받았다. 이런 기술력과 함께 유니플라텍은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식으로 만족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기술 중심, 가치중심경영을 이뤄 파트너와 함께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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