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어느날, 장애인이 됐다 그때부터 난 ···

절망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고 살아가기 위해 시계를 고쳤다

‘한(恨)을 풀기위해 노래를 불러요.’

먼 산을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는 ‘지평선은 말이 없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는 박종철 선생(57)은 지체장애 2급이다. 74년 15살 되던 해, 교통사고로 우측 무릎을 다친 이후 항상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노래만 한다고 해서 밥이 나오는 것도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뭐든 해야 살아 갈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배운 게 시계수리란다.

‘그 당시만 해도 시계수리 기술을 배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연기가 고향인 박선생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큰 도시인 대전으로 나와 10여명의 시계사장을 만나며 기술을 배워보려 했지만 배울만 하면 도망간다며 매번 거절당하기 일쑤!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서너 살 어려보이는 한 시계수리 사장에게 몇날 몇일을 찾아가 애웠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 했던가...스승의 어머니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 장애인인 나를 끝내 받아주어 지금까지 시계수리 하나로 아들딸을 키우게 해 준 은인이다.

노래는 30여년전부터 각종 노래콩쿨대회에 참가해 매회 수상했다. 그러다가 91년도에 박 선생은 가수 배호의 스승인 작곡가 배상태의 도움을 받아 첫 앨범을 발매하고 ‘박철’이라는 예명으로 지금까지 2장의 앨범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가수다.

대전 중앙시장에서 자리잡은 지 30년. ‘된다 된다 하면 된다. 안된다 안된다 하면 안된다.’ 라는 신념으로 노래도 시계수리도 항상 긍정적이고 바르게 살아가는 박 선생은 오늘도 룰루랄라 노래부르며 시계수리에 여념이 없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