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문제·보충수업·대입상담 점점 ‘박차’
수능만이 능사가 아닌 수험생들 수시에도 집중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점차 줄어드는 숫자에 대한 긴장에서일까. 요즘 학교는 적막한 분위기 속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분주하다.

기출문제 풀이부터 대입상담, 자기소개서 작성까지 학생들에게 단순히 수능에만 올인할 시간이 없다. 수능 D-100일을 하루 앞둔 6일 대전유성고등학교(교장 이상수)를 찾았다.

고3 수험생에게 방학은 ‘그림의 떡’이다. 11월에 치러지는 수능을 앞두고 시작된 이번 방학이 이들에겐 사실상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탓이다. 유성고에서도 지난달 23일 방학식을 끝낸 후 3일 만에 보충수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적으면 2개, 많으면 최대 5개의 보충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으며 학기 중과 다르지 않는 열공 모드에 속력을 높여가고 있다. 누군가는 자신이 평소 부족함을 느끼던 과목을 보완하기도 하고 또 다른이들은 인터넷 강의를 찾아 기출문제를 정리하는 등 학생들의 공부 방법은 저마다 제각각이었으나 목표는 오롯이 ‘대입 성공’ 하나에 맞춰져 있다. 칠판에 쓰여진 자신들을 향한 응원문구는 사기를 돋우기에 충분했으나 초조함과 긴장감까진 채 덮지 못했다.

2019학년도 수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6일 대전 유성고등학교에서 한 고3 수험생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더욱이 최근 계속된 폭염에 지친 체력 탓에 펜을 붙들고 공부에 집중하기도 마냥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 나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마다하고 적막한 복도로 나와 기출문제집을 열심히 들여다보던 학생이 눈에 띄었다. 경제학과 진학을 꿈꾸고 있다던 김대원(19) 군이다. 김 군은 “수능이 다가오니 마음이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며 “시간이 다가올수록 부족했던 부분이 눈에 들어와 더 열심히 하려는 데 맘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푸념했다. 차분하게 대답을 하긴 했지만 그의 모습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수능에만 몰두할 수 없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당장 내달 10일부터는 수시가 시작된다.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를 대비해 자기소개서부터 생활기록부 작성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다분히 초조할 일임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이도 있었다. 의예과를 희망한다는 김성훈(19) 군은 “100일에 연연하면 부담스러워 공부에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평소와 다름없이 공부를 하려고 한다”며 “부족한 과목인 국어에 집중, 수능 1등급를 목표하고 있는데 이와 함께 틈틈이 수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담담해했다.

학생들을 마주한 교사들의 고충은 이만저만 아니다. 매년 달라지는 입시제도 때문에 다양한 측면의 분석이 필요한 데 자신들의 이야기들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에서다. 3학년 입시를 지도하는 남상두(46) 교사는 “수능이 가까워지지만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더 많다”며 “방학과 동시에 시작된 대입 상담을 2학기까지 이어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바랐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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