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연주자로서의 면모 돋보여

2018 썸머 뉴 아티스트 콘서트(Summer New Artists Concert, 이하 SNAC)가 한여름의 무더위를 뚫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전예술의전당이 신진 예술가들의 등용문으로 2012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SNAC은 올해 7회째를 맞이해 4명으로 인원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느 때보다도 미래의 유망한 연주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대감을 내비친 연주회였다.

비올리스트 오덕진, 바이올리니스트 전수빈과 최소영, 소프라노 공해미는 4일에 걸쳐 자신의 음악적 면모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독주의 무대를 가졌으며, 마지막 5일에는 전원 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등장해 또 다른 음악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우선 청주시립교향악단 류성구 지휘자가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연주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연주였지만, 지휘자 의도와 종종 어긋난 음악적 불일치는 경험의 시간이 쌓여있지 않아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첫 연주자 공해미는 도니제티의 대표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여주인공이 부르는 ‘그 달콤한 음성’을 시도했다. 남편을 죽인 후 피 묻은 옷을 입고 등장해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얼마나 그 느낌이 절절히 표현되느냐가 중요하다. 격정적이기 보다 순수하고 가련한 루치아를 열연한 공해미는 정확한 음정과 고음에서의 유려함이 돋보였고 표현력이 있어 앞으로 바로크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어진 바이올리니스트 전수빈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1악장으로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수빈은 고도로 까다로운 테크닉에 기초한 시벨리우스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선율 감성표현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좀 더 정밀하고 풍부한 소리에 집중해 무대 장악력을 갖춘다면 독주자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비올리스트 오덕진은 20세기초 체코 출신 작곡가 마르티누의 비올라와 관현악을 위한 랩소디를 선택했다. 다소 불완전한 부분이 존재하긴 했어도 낭만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오덕진의 서정적인 선율에는 깊은 맛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드문 비올라 독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컸다. 마지막 무대에 선 바이올리니스트 최소영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1악장 단 한 악장만으로도 뛰어난 독주자로서의 역량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도 정교한 기교와 풍성한 울림, 힘 있는 주법으로 역동적인 베토벤 음악을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협연자와 함께 한 SNAC 무대는 오케스트라가 완벽히 뒷받침을 못한 가운데 음악을 펼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4명의 연주자들 모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주목받는 클래식연주자로서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간다면 모두 다 클래식음악계의 꼭 필요한 재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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