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광복절은 쉬는 날
태극기 그리기도 어려워

일제의 탄압으로부터 벗어나 자주독립을 한 ‘광복절’, 올해로 73주년을 맞은 이 광복절이 역사적 의미는 퇴색한 채 한낯 ‘노는 날’에 불과한 것일까? 역사교육의 중심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광복절은 그저 ‘쉬는 날’일 뿐 그 의미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대학생들은 태극기를 그리는 것도 어려워 하며 역사·국가에 대해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기반 쇼핑 사이트에서 배지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대전 대덕구 A 중학교 송 모(14) 양은 “역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기 위해 구매해 봤다. 모양이 예쁘기도 하고 가방에 걸고 다니면 의미가 남달라 보여 친구들도 따라서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지를 구매한 금액은 후원금으로 기부돼 나름의 순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매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보이기식 의미가 더 커 보였다. 광복절의 의미를 물었을 때는 머쓱한 듯 웃기도 했다. 송 양은 “광복절이 의미 있는 날인 것은 알지만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드는 생각은 없다”며 “학교에서 공부만 하다 보니 그저 쉬는 날로 인식될 뿐”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광복절을 맞아 대학생 1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 검색을 하지 않고 태극기를 올바르게 그릴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57.8%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나머지 42.2%는 검색 없이 태극기를 그리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광복절에 태극기를 다는 방법을 아는가’라는 질문에도 정확하게 대답한 사람은 41.9%에 그쳤다. 대전 A 학원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박 모(29) 씨는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키우기는 어렵다”며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직접 체험해 보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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