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중고차 시세 연일 하락세… BMW 차주들 "불날 때까지 주행 해라"

BMW 520d 중고차 시세 연일 하락세 '스트레스 받는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BMW 520d 중고차 시세가 눈길을 끈다.

내차팔기 견적비교 서비스에 따르면 17일 경매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BMW 520d의 평균 중고차 시세가 국토부의 운행중지 검토 발표 이전(7월 23일∼8월 4일) 2천919만원에서 발표 후(8월 5∼15일) 2천502만원으로 14.3% 하락했다고 밝혔다.

화재사고 발생 전후(6월 18∼30일, 7월 23일∼8월 4일)로 520d의 중고차 시세는 2천936만원에서 2천919만원으로 0.6% 떨어지는 데 그쳤으나 운행중지 발표 이후 열흘 만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 아방가르드의 평균 중고차 시세는 2천974만원(7월 23일∼8월 4일)에서 2천899만원(8월 5∼15일)으로 2.5% 낮아져 중고차 시장의 평균적인 시세하락률을 나타냈다.

온라인 경매에 나온 520d 중고차 물량은 화재 사태를 계기로 3배 이상 늘었지만, 딜러들의 매입 의사는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차주들이 중고차 경매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판매요청'은 화재 사태 이전 열흘간 220대였으나 이후에는 556대, 운행중지 검토 발표 후 671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520d 모델 입찰에 참여하는 중고차 딜러의 수는 7월 평균 11.5명에서 8월 현재 평균 4.8명으로 약 58% 감소했다. 벤츠 E220 CDI 아방가르드의 모델 입찰에 참여하는 중고차 딜러의 수는 평균 12명을 기록했다.

관계자는 "BMW 차주의 판매요청은 3배 늘었으나 딜러들의 매입 의사는 절반 이하로 떨어져 단기간에 시세가 크게 하락했다"며 "BMW 차량의 중고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당분간 시장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BMW 차량에서 화재가 잇따르자 BMW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한 BMW 차주들이 국무총리실과 국토교통부에 '화재 원인 규명 시험'을 요청했다.

이들은 우선 "자동차 주행 시험장(Test Track)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BMW 520d를 에어컨을 켠 채로 지속해서 고속주행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라"고 요청했다.

엔진룸 등 차량 내부 곳곳에 열감지 적외선 카메라 등을 설치한 다음, 시속 120㎞ 이상 고속으로 주행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그 즉시 화재를 진화하고 차량을 분석하자는 요구다. 이들은 또한 "시동을 건 BMW 120d를 주차해놓은 채 에어컨을 가장 강한 강도로 계속 가동하는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실시하라"고 요청했다.

고소인 대표 이광덕 씨는 "BMW 피해자 모임 회원들은 차량 화재로 인해 막대한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국토부는 피해자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화재 원인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모임은 이날 요구한 다섯 가지 사항의 수용 여부를 이달 22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국무총리실과 국토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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