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이·친박 계파별 찬·반 갈려

세종시 수정안이 29일 지루한 논란과 정쟁의 마침표를 찍었다.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을 비롯한 66명의 서명으로 재부의된 세종시 수정 관련 법안을 표결을 통해 최종 부결 처리했다.세종시 운명을 결정한 이날 표결 절차는 본회의가 진행된 지 30여분이 지난 오후 3시부터 진행됐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위에서 부결처리됐던 법안의 본회의 재부의를 추진했던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의 부의요구서가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임 의원은 오후 3시께 당초 예상과 달리 국토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 4개 법안이 아닌 수정안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만 본회의 상정을 요구했다.이어진 찬반 토론에서는 12명의 의원들은 나서 1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찬성토론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와 친이계 의원, 반대는 야당 의원들로 극명하게 나눠졌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 토론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수정안 찬성 토론에 나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부결을 예감했는지 “원안 추진시 플러스 알파는 없다”며 수정안 통과 주장을 펼쳤다.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이은재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사업기간을 2030년에서 2020년으로 단축하고 투자규모도 원안의 2배, 충청권 인프라 2배라 타 지역에 역차별 느낄 정도”라며 “이처럼 온 갖 특혜로 수정안을 만들었는데 끝내 거부하고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면 플러스 알파를 요구해선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다.박 전 대표를 비롯한 야당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은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하고 국론 분열을 조장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박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이) 자족성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원안에 이미 자족기능 담겨 있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를 구체화하는 정부의 실천 의지며 그 책임은 정부와 정치권에 있다”고 강조하는 등 세종시 원안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다.오후 4시께 찬반 토론이 끝나자 마자 진행된 표결은 빠르고 간결하게 진행됐다. 전자투표로 진행된 이번 표결에서는 예상대로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반대표를 던졌고 친이계는 찬성표를 던졌다.표결결과는 재적의원 275명 중 찬성 105표, 반대 164표, 기권 6표로 예상대로 반대표가 과반을 훌쩍 넘겼다.한나라당 친이계가 100여명, 친박계가 50여명, 민주당,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등 야당의원이 117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탈표 없이 찬반 표결이 이뤄진 셈이다.한나라당은 전체 의원 168명 중 157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표결은 철저히 계파로 나눠 이뤄졌다.한나라당 안상수, 심재철, 정두언, 진수희, 정태근, 이춘식, 임동규, 차명진 의원 등 친이계 85명은 수정안에 찬성했다. 그리고 원희룡, 나경원, 이주영, 장윤석, 조윤석, 홍정욱, 황우여 의원 등 중립 의원 14명도 찬성표를 던졌다.반면 친박계 의원 41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홍사덕, 박종근, 허태열, 서병수, 유정복, 이정현, 유기준, 이혜훈, 구상찬 의원 등 친박계는 빠짐없이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다만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진 영, 최구식 의원은 친박계의 반대 속에서도 찬성표를 던지는 ‘소신투표’로 눈길을 끌었다.더불어 남경필, 권영세, 이한구, 김성조, 정진석, 권영진, 김성식, 배영식, 황영철 의원 등 중립·소장개혁파 의원 9명도 반대표결을 했다.민주당은 전체의원 84명 중 해외출장, 행사참석 등으로 2명만 불참한채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 82명이 똘똘 뭉쳐 반대표를 던졌다.자유선진당은 불참한 이영애 의원을 제외한 이회창 대표 등 15명 모두가 반대표를, 민주노동당은 강기갑 대표 등 소속 의원 5명 전원이 수정안에 반대했다.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는 노철래 원내대표 등 7명이 반대표결을 했고, 창조한국당 유원일,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진보신당 조승수, 무소속 송훈석 정수성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국회의장단의 표결도 각자의 소신에 따라 엇갈렸다.무소속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찬성표결을 했고,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위원장을 지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기권한 반면 민주당 소속 홍재형 국회부의장은 반대표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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