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입주 두 달 앞두고 대출금 차이 우려

대전 이스트시티 아파트의 동명(洞名) 갈등이 집단대출 한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입주 두 달 여를 남겨둔 입주민들은 잔금납부를 앞두고 ‘동명에 따라 대출한도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LH에 따르면 대신2지구는 중앙동과 신인동(신흥동·인동), 대동 3개 행정구역에 나눠져 있어 준공허가를 받기 위해 이 중 한 곳으로 경계가 조정돼야 한다. 이 구역은 288필지, 11만 2538㎡ 부지 중 중앙동 25.1%, 신인동 47.7%, 대동 27.2%로 나뉘어 있다.

갈등은 입주 계약서에 명시된 동과 달리 행정구역의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동구가 결정한 동명이 달라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입주자들은 계약 당시 ‘대동’을 기준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당연히 대동으로 알고 있었지만 구는 면적이 가장 크다는 이유로 행정구역을 신인동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분양 당시 대동 역세권, 대동역 이스트시티로 홍보하고 계약서 자체도 ‘대동’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입주민의 80%는 대동을 선호했다. 지난 8월 LH가 실시한 행정구역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대동이 8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중앙동 11%, 신인동 9% 순이었다.

문제는 대동이냐, 신인동이냐에 따라 잔금대출을 할 수 있는 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실제 아파트 거래내역, 평균가격으로 산정)로 정해지는 잔금 대출이 대동으로 정해졌을 때와 신인동으로 정해졌을 때 수 천 만 원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입주예정자 카페 관계자는 “현재 KB시세로 했을 때 대동으로 대출을 받으면 최대 2억 1000만 원, 신인동은 1억 89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며 “대출을 최대로 받지 못하면 잔금 납부를 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문제가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 8월 기준 KB부동산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대동은 매매평균 ㎡당 249만 원(2억 7000만 원)이고, 신흥동은 211만 원(2억 3000만 원), 인동은 183만 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만약 동에 따른 잔금 대출 한도가 달라진다면, 구 특성상 투자가 아닌 실거주자를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입주민이 많고, 대출 한도를 최대치로 예상하고 있던 입주민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입주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1블록 입주예정자 A 씨는 “당장 대출을 최대로 받아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세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동명으로 인해서 대출에 영향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다른 입주민들이 은행 상담을 받아본 결과를 공유하면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정말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H는 잔금 대출 한도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시세 평가는 입지와 주변 환경 등 인프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구 안에서 경계를 두고 있는 동명이 달라진다고 해서 대출 한도가 적거나 많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의회에 내달 3일 입법예고가 돼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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