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공산성 주차장 개최 무산
무대 이전 과정서 6곳 추가선정
통보없이 배치…부스 운영 잡음

공주시의회가 공주알밤축제 예산 9000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백제문화제 기간 치를 예정이던 축제가 무산되면서 밤 생산농가들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인들까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진은 공주 금강신관공원 백제문화제 주무대 인근에 배치된 농특산물판매장 전경. 이건용 기자

공주시의회의 밤축제 예산 전액 삭감이 이래저래 말썽이 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제200회 임시회에서 공주시가 요구한 공주알밤축제 예산 9000만 원을 전액 삭감함에 따라 백제문화제 기간 밤 판매로 재미를 보려했던 밤 재배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매년 백제문화제 기간 적어도 7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밤 재배농가들은 의회의 반대로 축제가 무산되면서 대목을 놓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밤 생산농가들의 소득제고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부스 운영을 놓고도 말썽을 빚고 있다. 당초 공산성 주차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밤 축제가 무산되면서 일부 부스를 어쩔 수 없이 주무대 인근으로 옮기게 됐고, 이 과정에서 자리다툼이 빚어지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 8월 초 공모를 거쳐 최종 6곳을 공주알밤축제 참가 농가로 선정한 뒤 추첨을 통해 자리 배치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시가 추가로 6곳을 선정해 자리를 배치하면서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농가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공주알밤축제 무산으로 본인을 포함해 6곳만 금강신관공원 주무대 인근에서 밤 판매부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았던 이 모(49) 씨는 12일 집기류 설치 등을 위해 축제장을 찾았다가 황당함에 말을 잃었다.

당황한 이 씨는 관련 부서에 사정을 알아본즉 추가로 6곳을 공모 선정했다는 것. 밤을 생산하는 입장에서 이해하려 했지만, 억누르는 화를 참을 수 없어 담당자에게 따져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갑질 그 자체였다.

이 씨는 “같이 밤농사를 짓는 분들인 만큼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적어도 기존에 선정된 농가들에게 추후 과정은 설명하는 게 도리 아니냐?”며 “특히 누구나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만큼 6곳을 추가 선정했다면 이후 자리배치는 다시 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는 그는 이어 “이것저것 따지면서 특혜 아니냐. 이럴 거면 무엇 하러 공고하고 추첨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밤연구소 관계자가 하는 말이 주관부서가 직권으로 할 수도 있는 일로 더 이상 따지지 마라는 식으로 답변했다”며 “축제의 주체가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축제를 하는지 담장자의 고압적인 자세는 한마디로 수준이하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당초 12개 농가를 축제장에 배치하려했던 만큼 참여 농가가 적어 6곳을 추가 선정하게 됐다. 다만 자리배치 문제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면서 “관광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객들의 이동 동선을 최대한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부스를 배치해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축제 참여업체들의 판매실적 저조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축제 개최시기를 놓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부여군의 제안으로 올해 백제문화제가 보름여 앞당겨져 가을장마와 맞물리면서 축제 준비에 차질을 빚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 태풍이 잦고 비가 많은 9월 초?중순을 피해 9월 말에서 10월 초에 백제문화제를 열어왔던 만큼 내년부터는 개최시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본보 2018년 9월 5일 15면 보도- [NEWS초점] 집중호우로 백제문화제 초비상>

공주시가 ‘백제별빛정원축제’라는 이름으로 22일까지였던 백제문화제를 추석연휴가 끝나는 26일까지 4일간 더 연장한 이유도 매년 9월말쯤으로 예상하고 찾아왔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지 않도록 배려한 때문이다. 또 그간 모처럼 명절을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았던 귀성객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 이유도 담겨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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