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날씨와 가볼만한 곳] 부산비엔날레…이데올로기 희생자의 이야기, 그들의 삶을 현대미술로 표현

 

9월 셋째 주말인 15∼16일 부산비엔날레를 둘러보며 현대미술의 바다에 빠져보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단과 분열, 그 속의 사람들의 모습과 애환을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신한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전시작품

부산비엔날레 전시작품

 

 

◇ 10만 개 초코파이로 그려낸 통일 염원

부산비엔날레는 지난 8일부터 시작해 11월 11일까지 부산 사하구 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열린다.

주제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

세계 곳곳에서 이데올로기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 이데올로기 아래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현대미술로 조망한다.

전시 작품은 34개 국 66개 팀 125점이다.

지난해보다 출품작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정상급 작가들의 수준 높은 대형 작품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도 기가 질리게 하는 '대형 전시'보다는 규모를 줄여 작품에 좀 더 집중하게 하는 세계적 전시 추세를 따르고 있다.

눈에 띄는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은 1990년대 초반 베를린 장벽 붕괴와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에 대한 현상들을 이번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통일 이후 동독 사람들이 서독 브랜드 가구들을 들여놓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동독 가구들을 버리는 것을 목격하고 전시장 안에 독일 가정에서 실제 사용하는 가구들을 배치해 실내 디자인이 어떻게 한 세대의 좌절된 욕구를 반영하는지 보여준다.

앙골라 출신의 킬루안지 키아 헨다는 유럽의 고전 조각상들을 조악하게 따라 만든 미니어처들에 형형색색의 콘돔을 뒤집어씌워 난민을 대하는 자기 모순적인 유럽의 모습을 비판한다.

통일 염원…10만개 초코파이로 만든 작품

통일 염원…10만개 초코파이로 만든 작품

 

천민정 작가의 설치작품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는 남북분단의 아픔과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관람객들이 10만 개의 초코파이를 직접 먹어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일반 관람객에게 특히 인기다.

부산 태생의 정윤선 작가는 한국전쟁 초기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사건인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다룬 '길 위의 진실'을 관객이 참여하는 퍼포먼스형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프랑스 출신의 작가 오귀스탱 모르의 '말할 수 없는 것들' 제작에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작품 제작에 선발된 참여자들은 1인당 3소절의 노래를 제공했고 완성된 곡은 전시 기간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 주제 부산 비엔날레 개막

'비록 떨어져 있어도' 주제 부산 비엔날레 개막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는 '공상과학'을 활용한 작품들이 주로 전시됐다.

영국 작가 필 콜린스의 영상 설치 작품 '딜리드 비치'는 버려진 기름통과 타이어, 해수욕장 시설물 등을 비롯해 갈가리 찢긴 고무조각 무더기로 가득한 공간 속에서 자본주의적 여가 문화를 보여주려고 한다.

 

◇ "비 그친 뒤 맑은 날씨"

16일에는 맑은 날씨를 보이겠다. 낮 최저기온은 21도, 낮 최고기온은 27도를 기록하겠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