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가격 상승폭 한풀 꺾여/아이파크 분양, 추석 등이 원인

지난 7월 성공적인 분양으로 대전, 특히 유성구의 부동산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트리풀시티의 약발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한풀 꺾여서다. 주택 수요가 매매가 아닌 아이파크 2차로 눈길을 돌렸단 분석이 나온다.

1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트리풀시티는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642세대 모집에 대전에서만 15만 4931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241대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97㎡ A에선 537.5대 1이란 높은 경쟁을 보였다. 사실상 대전의 ‘로또 아파트’라 불리며 높은 웃돈이 형성됐고 결국 도안신도시의 아파트 호가까지 올라 유성구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달에만 0.77% 오르며 전국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상위 지역에서 광주 남구(1.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도안신도시는 물론 인근 죽동 역시 아파트 호가가 크게 올랐고 노은동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첫째 주 0.08%, 둘째 주 0.17% 상승해 모두 0.25% 오르는데 그쳤다. 내주 추석이 있어 거래가 거의 없을 수 있단 걸 감안하면 이달 유성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지난달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트리풀시티발(發)인 유성구 전체의 부동산 활성화가 한 달 만에 가라앉은 가장 큰 이유는 아이파크 2차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중 분양이 예정됐는데 아직까지 도안신도시 등 유성구에 아파트를 구매하지 못한 수요가 매매시장에 유입되는 것보단 분양시장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아이파크 2차는 트리풀시티 만큼이나 높은 웃돈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굳이 구축으로 분류되는 도안신도시의 아파트를 구매하긴 꺼려한다고 볼 수 있다. 추석 역시 잠시 유성구의 부동산 열기를 식힌 요인이다. 지난해 추석보다 연휴가 짧아졌지만 부동산 비수기라 할 수 있는 겨울이 다가와 거래가 뜸해진다. 거래가 줄어들면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다만 유성구, 특히 도안신도시와 인근 죽동의 경우 이른바 ‘대장주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가 있어 호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은 있다. 여기에 수능 이후 좋은 학군을 따라 움직일 새 학기 이사 수요가 발생하면 다시 아파트 매매가와 호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오를 때보다 조금 뜸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성구, 도안신도시는 인기가 많은 곳이다. 다만 이제까지 도안신도시 내 아파트를 구입하지 못한 수요는 분양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 같다”며 “추석 때문에 이달 유성구의 아파트 상승폭은 지난달보단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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