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송 작가, 자신을 가둔 경계를 허물다

“조금은 경직돼 있고 틀 안에 가둬졌던 생각이 이곳에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작업들을 조금 더 발전시키고 변화된 작품들을 선보이겠습니다.”

이응노미술관 파리이응노레지던스에서 김찬송 작가는 지난 15일 개막한 오픈스튜디오에서 이곳에서 느낀 자신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에서의 경험을 통해 경직돼 있었던 자신의 작업스타일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김 작가는 “한국에서 작업을 했을 때는 틀에 박혀 경직돼 작업을 해왔는데 이곳에서는 작업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나와 너무 다른 작가들을 만나면서 틀에 가두지 않고 변화할 수 있는 여지를 둬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작가 자신이 경직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철저한 작업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그답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철저했다. 이번 오픈스튜디오에서 ‘의심의 정원’ 시리즈를 내놓은 김 작가는 정원의 문화에서 경계를 발견하기 위한 리서치에 열중했다.

김찬송 작가의 작품사진

그는 “나 자신의 진정성 ‘경계’라는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는데 이곳에서 ‘정원’을 주제로 한 이유도 ‘경계’라는 주제의 연장선상”이라며 “우리나라와는 너무 다른 정원 문화를 가진 프랑스는 200~300년 전 식물사냥꾼을 고용해서 정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라고 한다. 이국적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동화돼가고, 기존 자연 경계를 흐리면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꼭 처음의 나와 다른 내가 돼 가는 지점에 맞닿아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원이 자연스러운 어떤 풍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만들어진 인위적인 풍경이기 때문에 그림을 보면 끊기기도 하고 흘러내리기도, 변형시키기도 하면서 인위적인 모습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해가는 것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응노파리레지던스를 기점으로 더 확장된 작업을 할 예정인 그는 일단 돌아올 전시 일정부터 성실하게 수행할 계획이다.

김 작가는 “앞으로 정원 시리즈를 조금 더 발전시키고 싶고, 한국에 돌아가면 11월 서울 전시와 2인전 등이 잡혀 있어서 이를 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작업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으로 작품크기가 일정했는데 커다란 대작을 해 볼 생각이다. 가까이서 보면 무엇인지 모르고 추상처럼 느껴지지만 멀리서 보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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