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롯데갤러리에서 10월 기획전시로 ‘히힝樂樂’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려진 패널로 자유롭게 변형된 이중적인 공간에 야생동물을 배치해 일탈을 꿈꾸는 박향미 작가의 작품과 흑백의 줄무늬 얼룩말을 의인화 하여 인간의 양가감정과 일상의 유쾌함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 양소연 작가의 2인전이다.

두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모습으로 여유롭게 일상을 즐기는 동물, 누구에게나 있었을 듯한 평이한 순간의 표현과 같은 친근한 접근이 두드러진다. 인간의 전유물인 평범한 일상의 행위를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거나, 우리의 주거 공간을 마치 제집인 양 차지하여 점령을 즐기는 귀여운 폭군의 모습을 한 동물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박향미는 ‘ㄱ’자로 꺾인듯 보이는 나무패널에 사물을 배치함으로써 입체감이 드러나는 깊숙한 공간으로 탄탄한 화면을 구현하고 있다. 양소연은 일상의 단면을 포착한 따스한 이야기 구성으로 우리의 지친 삶을 쓰다듬는 치유의 순간을 제공한다.

작품의 소재가 된 얼룩말, 곰, 호랑이, 오랑우탕, 기린 등은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동물이다.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숲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빌어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탈출을 감행하고 미지의 자유를 꿈꾸는 인간의 잠재된 내면, 어쩌면 모든 이의 공통된 소망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할 것이다.

롯데갤러리 관계자는 “우리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수도 혹은 삶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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