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넘어 세계 물관리 넘버 1 향해 질주 중

회사 사옥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급격한 산업화 등의 이유로 물 오염이 더욱 심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 지 오래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인 ‘물’을 구매해 마셔야 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은 인류의 생사 여부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필수조건이다. 그럼에도 물 오염은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이 일상이 돼 버렸다. 물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물은 가축분뇨, 공장 폐수, 생활 하수, 음식물 쓰레기 등의 요인으로 더럽혀지고 있다. 여기 묵묵히 오염된 물을 청정하게 만드는 데 매진하는 이들이 있다. 물 안에 포함된 에너지를 재활용해 환경도 지키고 에너지도 생산,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이들이다. 기업의 이익도 이익일뿐더러 ‘환경 지킴이’에 나선 부강테크가 그 주인공이다. 최문진(43) 부강테크 대표를 만나봤다.

 

부강테크에서 배양하고 있는 AMX(Anammox균)

#. 장벽 높은 ‘환경 시장’…창업 초기 어려움에도 안정된 수익 창출
부강테크는 수(水)처리 전문 기업으로 하수처리장 또는 가축분뇨처리장 등의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엔 청정한 물을 만드는 것에 더해 4대강의 녹조 등 오염원 안에 있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연구도 시작해 눈길을 끈다.
현재 독보적으로 국내 가축분뇨시장 1위를 자부하는 부강테크가 지금의 모습을 이뤄내기까진 숱한 어려움을 견뎌왔다. 환경시장의 진입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와 마찬가지로 수익을 내기까진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목표보단 단기적인 성과를 내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엔 특히 만만치 않은 분야였던 거다.

“환경 시장은 문턱이 굉장히 높아 중소기업이 손 대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제품을 즉각 개발해 판매하고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닌 자금을 받는 데까지 족히 최소 3년에서 5년은 걸리는 탓이죠. 더욱이 신기술을 개발하더라도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테스트 기간이 있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하기 버거운 구조죠.”
부강테크도 초창기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시간동안 돈줄이 퍽퍽했다.
하지만 기회는 있었다. 오너의 넓은 안목으로 인해 타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을 일찍이 기술이전해 2~3건의 정부과제를 얻어내는 데 성공, 자생에 성공한 덕분이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국내 많은 기업을 문 닫게 만든 IMF 외환위기가 들이 닥친 것이다.

“회사 창립 시기와 IMF 외환위기가 맞물리면서 창업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미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개선사업 등을 따내면서 안정된 수익을 유지했습니다. IMF와 함께 많은 환경 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았지만 부강테크가 살아남은 것은 단기적인 수익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고 회사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많은 기업은 문을 닫았던 절망적인 시기이지만 반대로 부강테크에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고농도 AMX 파일럿 테스트

#. 부강테크에 ‘있는 것’과 ‘없는 것’
부강테크의 복지는 실로 놀랍다. 부강테크엔 석·박사 학비 전액 지원, 가족 동반 여행(5년 근속자 국내·10년 근속자 해외), 자녀 반값 등록금, 1년 유급 안식년(20년 근속자), 부부 건강검진(40세 이상 지원) 등이 있다. 반대로 없는 것은 정년과 직급, 출퇴근 규제, 사무실이 없다.

중소기업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우수한 복지 혜택을 갖춘 건실한 기업이다.
최 대표는 유독 부강테크 내 이직이 타 기업 대비 극히 적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회사 창립 멤버가 대부분 남아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습니다. 많은 중소기업 내 이직이 심한 것과는 반대로 부강테크 직원은 기본적으로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이 넘을 만큼 한 번 입사하면 오래 일하는 편이죠.”

우수한 복지와 함께 부강테크에서만 엿볼 수 있는 점이 있다. 바로 책임의식이다. 기업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바른 기업이 되고 싶은 모토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창업 초기를 제외하곤 지금껏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지역의 하수처리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손해를 보는 일이 생겼죠. 거대한 자금이 투자되는만큼 이러한 경우엔 많은 환경 기업이 문을 닫고 모른척 하기 일쑤이지만 우리는 문제의 발생 여부에 따른 기업의 보상여부를 가늠하기보단 책임의식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부담, 공사를 새로 시작했습니다.”

출혈을 감수하면서 책임의식을 제고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의 부강테크를 일군 핵심 가치 중 하나이자 직원을 위하는 마음과 함께 많은 고객들로부터 부강테크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부강테크 최문진씨
부강테크 최문진씨

#. 대전으로 본사 이전…세계 시장과 함께 국내 시장 튼실히

지난 2015년 서울에서 대전으로 본사를 이전한 부강테크는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비록 대전시의 서울 기업 유치로 인한 이전 이 크게 작용했지만 대전이라는 지역 안의 메리트도 한 몫했다. 부강테크의 연구 중 국내·외 정부 R&D 과제가 40여 건에 이르는 등 정부와의 연계사업이 많은 만큼 정부청사가 있는 대전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지역별 사업을 진행하기에도 교통적으로 수월한 점도 꼽힌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협업도 부강테크가 대전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 중 하나다. 부강테크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의 출연연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정부 과제를 따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출연연의 기술을 도입하는 등 상부상조하면서 발전해나가는 모습이다.

부강테크는 이제,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세계 시장에 진출한 지도 오래,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부강테크는 전 세계 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 시장 진입을 위해 2008년 미국에 법인을, 이어 2014년엔 베트남에 법인을 세웠다.

“환경 기술은 규제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처럼 오염원이 많이 배출되는 경우엔 규제가 강해 기술이 고도화돼야 하고 미국은 지리적으로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규제가 약하지만 점점 강해지고 있는 추세죠. 반대로 베트남과 같은 개도국은 아직까지 규제가 완화돼 있어 적은 비용으로 시장 진입이 용이합니다.”
선진국은 비교적 많은 시설이 갖춰져있지만 노후화된 게 많고 개도국은 여전히 인프라조차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최 대표의 감식안이다. 각 나라별 수처리 방식과 개발 수준이 판이한만큼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연구를 네 분야로 나눠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하수처리시설의 높은 운영비 문제를 해결할 Tomorrow Water Process, 선진국의 노후화된 처리장을 친환경적으로 만들 Smart Water City, 4차산업혁명과 발맞춘 하수처리장 인공지능(AI)화인 Water AI, 지금의 부강테크를 있게 한 가축분뇨처리장 연구인 Go Together Project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향후 전세계적으로 물 오염 문제 해결자로 나설 부강테크, 제대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세계 시장을 휘젓기를 응원해 본다.

글=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부강테크
1995년 설립, 고농도 폐수인 가축분뇨처리 사업을 하고 있는 부강테크는 국내 가축분뇨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폐수 처리사업과 고점도 물질에 특화돼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멤브레인 사업, 자원 절감 및 재이용 등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사업 및 친환경을 추구하는 농업사업까지 확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연매출 10%, 200여억 원의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직원 중 환경 전문 자격 인력 비율 49%, 석·박사 인력 비율이 32%에 이르는 등 업계 최고의 환경 전문 인력을 구성하고 있다. 또 국내 62건 및 해외 37건 등 국내외 1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평균으론 15여 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지난해엔 중소벤처기업부의 인재육성형 중소기업과 대전시의 유망중소기업과 고용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바른 기업의 표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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