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새로운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자치구들이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과열 양상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야구장 건립을 두고 자치구 간 경쟁이 과열될 경우 자칫 시민여론 분열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객관적 검증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시는 2일부터 5일까지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 조성을 위한 세 번째 용역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1·2차 용역 업체 선정 공모를 냈지만 적격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시는 이번에 용역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야구장 건립 부지 검토 대상지 5곳을 중심으로 대상지별 경제성 및 타당성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당초 중구 부사동 한밭운동장 자리에 야구장을 신축하고 한밭운동장을 이전하기로 공약했다. 하지만 사업비 등 실현 타당성이 제기되면서 다른 지역이 검토 대상지로 확대된 상태다. 현재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후 야구장 건립안과 한밭운동장 내 체육시설 재배치를 비롯해 유성구 구암역 인근, 대덕구 연축동 일원,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조성부지, 동구 대전역 일원 철도 공용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치구들의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동구의회가 최근 건의문을 내는 등 동구가 야구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전역 인근 선로 위에 조성하는 방안으로 대전역세권 개발에 도움이 되고 대중교통시설 활용에도 큰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덕구 연축동 일원도 대상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연축동은 대덕구 중심부로 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시개발 사업이 계획돼 있다. 사업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야구장이 들어서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 유성구 구암역 일대는 인근에 유성복합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으로 시외버스와 지하철, 간선급행버스체계 등을 통해 대전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이 검토 대상지별로 각각의 장점을 내세우면서 자치구들의 유치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칫 포퓰리즘에 휩싸일 경우 야구장 건립 위치를 정하는 과정에서 자치구 간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가 중심을 잡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립 위치를 정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는 일이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지역별 장·단점을 분석해 공개함으로써 공감대를 맞춰나가는 작업도 필요하다. 야구장 신축은 적어도 대전의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신중하면서도 객관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