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로 지목된 이재명 전 운전기사 경찰 전격 소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3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위터 아이디 '@08__hkkim', 이른바 '혜경궁 김씨' 계정의 주인으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 운전기사가 16일 경찰에 전격 소환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혜경궁 김씨 계정을 만든 것이 맞는지, 직접 사용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시장 운전기사로 일했다.

  앞서 이 지사 팬카페 운영자인 B 씨는 지난 14일 경찰 조사에서 "혜경궁 김씨 계정주는 과거 이 지사의 운전기사이고 내가 이 사람과 통화해봤는데 자신이 계정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B 씨와 통화 당시 자신이 '혜경궁 김씨'라고 인정했던 A 씨는 현재는 기존 주장을 번복,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소환 전날인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운전기사 업무를 하면서 시정홍보를 위한 SNS 활동도 했다"며 "그때 트위터 계정을 여러 개 써서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나지 않아 문제의 계정을 내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혜경궁 김씨 계정의 이니셜이 내 이름 이니셜과 다르지만, 당시에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 때 별다른 의미 없이 막 만들 때여서 내가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지난 4월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트위터 계정 '@08__hkkim'을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해당 계정이 이 지사 부인 김혜경 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과 같고, 등록된 이메일 및 전화번호가 김 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이유 등으로 김 씨가 혜경궁 김씨 본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를 강력히 부인해 왔고,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트위터 계정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아내의 전화번호 및 이메일이 도용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선관위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나섰지만, 트위터 본사가 미국에 있고 해당 계정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경찰이 고의로 수사를 소홀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최근 이 지사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이 지사의 아내 김 씨를 조만간 소환할 예정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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