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이 담뿍 베인 스토리, 일상 속 풍경에 흥미 담아

꿩의 바람꽃 작가 정명희.이든북 제공
 

기산 정명희 작가의 단편소설 ‘꿩의 바람꽃’(이든북)은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들로 하여금 내용을 상상해보게 만들고 책의 소재들은 특유의 색감과 매끄러움마저 느껴진다. 단편소설의 이름인 꿩의 바람꽃은 독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안타까움과 연민의 마음을 이끌어 낸다. 더욱이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복합적인 감정들은 더 커진다. 또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면이 등장할 때면 나 역시도 자리를 잡고 앉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는 듯하다. 특히 몇몇 단편에서는 색감으로 풍경이나 상황을 묘사해 놓기도 하는데 이는 좀 더 생동감 있게 내용에 다가갈 수 있게 만들고 소설의 내용을 그림처럼 머릿속에서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하나씩 에피소드가 마무리될 때면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꿩의 바람꽃 책 표지. 이든북 제공

기산 정명희 작가가 ‘슈파눙쇼크’에 이어 두 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정 작가는 그림으로 던진 화두를 글에서 찾기도 하고 반대로 글에서 놓친 생각이나 기억들을 그림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단편소설의 내용들은 그림이나 글로 나타난다. 그는 작품을 통해 삶의 기쁨을 찾고자 했다. 희망과 사랑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보이는 것들 중 사소한 흔적일지라도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소설 한 편 한 편을 통해 말하고 있다.

꿩의 바람꽃은 모두 11편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충남 홍성 출생인 정 작가는 지난 1993년 ‘백두산에서 히말라야까지’를 시작으로 5편의 화문집을 만들었고 1994년엔 시집 ‘하늘그림자’를 발간하며 시인으로서의 작품 활동도 시작했다. 현재는 화가이자 시인, 소설가로 활동하며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책들을 그림처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살아온 흔적을 남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창작의 기쁨을 어렵게 만드는 어떤 장애물과도 담대하게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며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쁨을 표출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제작한 작품들을 가식 없이 내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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