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자국민에 대한 첫 국외범 기소 사례

1988년 대구 여대생 사망사건 주범, 사법공조 통해 스리랑카에서 성추행죄로 기소

 

스리랑카 검찰은 1998년 발생한 대구 여대생 사망사건의 주범(K, 51세)를 한국 법무부의 기소요청에 따라 스리랑카 내 공소시효 만료 4일 전인 2018년 10월 12일 스리랑카 콜롬보 고등법원에 성추행죄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1998년 대구시 구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대생(당시 18세)의 속옷에서 남성 정액 DNA가 확인되었음에도 다른 증거가 없어 성폭행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던 중, 15년만인 2013년 DNA 데이타베이스 구축으로 스리랑카 국적의 DNA 일치자를 발견했다.

한국법원에 2013냔 9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로 기소가 되었던 K는 강도죄의 증거가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 등으로 대법원의 최종 무죄판결을 받고 2017년 7월 스리랑카로 강제추방됐다.

범죄인의 처벌 방안을 강구하던 법무부는 대구지검과 협의하여 2017년 8월 스리랑카 법령상으로는 강간죄의 공소시효( 살인·반역죄 외에는 모든 범죄의 공소시효가 20년)가 남아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스리랑카 당국에 K등의 강간 혐의에 대한 수사 및 기소를 요청하는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스리랑카는 우리나라와 형사사법공조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공조거절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한국 측은 전담팀(팀장 김영대 검사장)을 구성해 2회의 스리랑카 방문협의, 1000페이지에 달하는 증거서류의 번역본 제출, 이메일·전화 수시협의 등으로 스리랑카 측의 수사 및 기소를 요청했고, 스리랑카 측도 수사팀을 한국에 파견하여 다수의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 협조했다.

최종 기소 결정단계에서 한국 측은 주범에 대한 강간죄 기소를 요청했으나, 스리랑카 검찰은 K의 DNA가 피해자의 몸이 아닌 속옷에서 발견된 점, 강압적 성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 추가 증거가 없는 점을 이유로 성추행죄(성추행죄(Sexual Harassment)는 법정형 징역 5년 이하로 추행, 성희롱 등 성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폭넓게 처벌)로 기소했다.

이 사안은 1998년 발생한 미제사건의 범죄자를 DNA 데이터베이스로 확인하였음에도 공소시효 완성 등으로 한국법원에서 처벌하지 못하였으나,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하여 스리랑카 법원에서 공소시효 완성 직전에 기소를 한 사건으로, 스리랑카 사법당국으로서도 2006년 스리랑카 형법 개정 후 최초로 스리랑카 국경 외부에서 발생한 범행을 기소한 사안이다.

법무부는 "향후 공판과정에서도 스리랑카 검찰과 긴밀히 협조하여 범인필벌이라는 사법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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