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대전글꽃초 교사

드디어 ‘꿈틀꿈틀 교육혁신, 대전교육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대전미래교육박람회‘가 시작됐다. 우리 학교는 교육변화의 기반인 2015 개정교육과정 전시·체험부스를 운영한다.

‘미래 혁신 인재를 키우는 다섯 빛깔 글꽃 행복 교육’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다섯 빛깔 아이큐램프를 만드는 흥미로운 체험활동도 이뤄진다.

3일간의 일정을 시작하는 18일, 우리 학교 부스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고, 체험활동에 몰입하는 관람객들을 보며 두세 달 전부터 시작된 맘 고생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새로운 업무가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학교를 대표해야 하는 일이므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때문에 잠 못 이룬 날도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선뜻 용기를 내기도 어려웠다. 남에게 부탁하는 것에 서툴고 늘 혼자 업무를 처리하는 게 더 편했던 나에게는 더욱더 어려운 과업이었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 초조해졌고, 아이디어 확보와 너도 나도 함께 내 일처럼 학교 일을 해야 하는 분위기 조성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이었다.

학생들에게는 짝과 모둠과 ‘협력학습’하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정작 나는 ‘협력’이란 단어가 어색했고, 어려웠다.

고민의 과정 속에서 나는 조벽 교수의 강연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조 교수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아이디어를 통해 답을 찾는 집단지능 과정에서 뛰어난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말한 후 “이러한 역량이야말로 기계는 가질 수 없는, 인공지능에 대항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대안으로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 내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한 이 일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생각을 모으고 진행해야 함이 명확했다.

집단 지성을 모은다는 것은 서투른 사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어색하지만 멈추어 서서 이야기를 듣고, 소통의 물꼬를 터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교육과정 부문, 수업 부문, 체험활동 부문…. 모두 다른 영역에서 의견을 더했고, 더 나은 대안들이 생각나면 언제든지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실행해 주었다. 준비 막바지에 다다르자 글꽃 교육공동체의 협력은 더욱 빛이 났다. 자료를 준비하고 세팅하고, 행사장까지 이동하여 다시 부스를 설치하기까지 자발적 움직임은 감동 그 자체였다.

교장선생님, 두 분의 교감선생님, 14명의 부장 선생님들과 관련 업무 담당자들이 모여,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해하고…, 또 모여,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해하고… 이 과정을 시작하고 두 달, 우린 드디어 오늘을 화려하게 맞이한다.

‘같이 모이는 것은 시작을 의미한다. 같이 협력해서 일하는 것은 성공을 의미한다.’

포드사 창업자인 ‘헨리 포트’의 명언처럼 우린 결과가 좋아서 화려해서가 아니라 함께여서 성공했다고,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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