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뜨거운 열기/각양각색 과학이론 선보여/대기석 가득 찬 호기심

22일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제9회 영재 페스티벌이 열려 체험 부스에 참여한 학생들이 과학원리를 적용한 한방 비누를 만들고 있다.

노벨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전영재페스티벌 마지막날인 22일, 축제 현장에선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똘똘 뭉친 미래의 과학자들이 눈빛을 반짝이며 부스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대전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대전영재페스티벌교사연구회와 대전시가 후원해 사이언스페스티벌과 연계, 지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9회 대전영재페스티벌은 아직은 이른 오전 10시 전부터 이미 활기를 띠고 있었다. 교복 차림의 초·중학생 단체 관람객부터 부모와 동행한 어린 학생들까지 꼼꼼하게 안내 책자를 살펴보며 자신의 흥미가 맞닿는 각 부스로 향했다. 부스에선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질문 세례가 이어지는 등 활기로 가득찼다.

모두 80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 설치된 40개 부스에는 영재 20팀, 노벨동아리 20팀이 각양각색의 과학이론들을 볼거리와 체험활동을 다채롭게 선보이며 참신한 주제들로 이목을 끌었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대전 갑천중학교 노벨과학동아리 ‘미스터 바람길, 도시열섬을 부탁하오!’팀의 부스는 개장 전부터 붐비고 있었다. 예비체험인 공기대포 발사를 시작으로 과학자 가운을 입은 학생들의 설명까지 체험 활동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도심 모양 건축물에 드라이아이스 바람 길을 만들며 설명을 들었다. 앳된 얼굴로 연신 미소를 띠며 관람객들에게 큰 목소리로 안내하던 강해림(15) 양은 “첫날에는 안내를 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졌지만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해줘서 뿌듯하고 즐거웠다”며 “알려주는 것만큼 배웠고 과학자의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어보였다. 향기로 발길을 사로잡던 대덕중학교 ‘내 ID는 비누(SOAP)미인!’팀은 과학자의 가운이 아닌 한복을 차려 입고 빌헬름의 촉매 반응을 이용, 한방 비누 만들기를 설명하며 열정을 쏟고 있었다. 이경화 지도교사는 “지난 1년간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생각해왔다”며 “학생들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초등학생들에겐 교과서에서 보던 것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의 장이 되기도 했다. 플라스틱 자격루를 손에 쥐고 있던 새로남초등학교 4학년 조승운 군은 “자격루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원리도 배울 수 있어 신기했다”며 “특히 일정 물을 자격루에 담으면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보니 더 흥미로웠다”고 즐거워했다. 체험 부스에서 직접 만든 응원봉을 들고 ‘병째 먹는 생수! 이거 실화냐’부스 대기의자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새로남초 4학년 지온유 양은 “물을 통째로 마신다는 것이 특별해 보여 체험을 기다리고 있다”며 “과학책을 통해 배우던 것들을 만들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SNS 등에서 인기를 끌던 슬라임 만들기 체험 부스에는 학교 수업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중학생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외삼중 1학년 이다원 양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던 액체 슬라임을 현장에서 보니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다. 다른 체험부스도 많은데 시간이 된다면 모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가한 부모들도 있었다. 한밭초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온 조윤기(42) 씨는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던 아들에게 영재페스티벌을 권유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에 휴가를 내고 같이 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