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신앙을 뛰어넘어 승화한 '설위설경'

예전에는 집안의 대사를 앞두고 점집을 찾아 점도 보고 부적을 붙이며 악귀를 쫓아냈다면 최근에는 점을 보는 형태도 다양해졌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타로카드를 이용한 점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점을 보는 형태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점을 보려는 사람들의 심리는 비슷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하면서 약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점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점의 종류에 따라 악귀를 쫓아내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그 가운데에서 충청도 일대에서 널리 설행되어온 무속행위의 하나인 설위설경을 소개하려고 한다. 설위설경이란 글자 그대로 설위를 하고 그 자리에서 설경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경문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한지 위에 갖가지 문양들을 새겨놓았다고 보면 된다. 설경을 벽에 걸어놓음으로써 귀신을 내쫓을 수 있다고 믿어왔다. 계룡산 자락의 한 암사에서 만난 설경의 모습은 신비로운 모습 그 자체였다.

한지에 문양을 새기는 것이 정말 정교하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쏟은 정성만으로도 종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예술작품 하나로 보기에 충분했다.도원정사 권경미 원장은 앞으로 종교와 문화가 만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종교간의 갈등이 없어지고 하나의 문화적인 공간에서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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