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제 충남농업기술원 자원식품과 농식품가공팀장

 

 

쌀은 세계 3대곡물의 하나로서 전 세계 30억의 인구가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인류의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으로 기능해 왔다. 이러한 쌀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육류소비 증가 등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되어 쌀 소비가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우리나라의 쌀 산업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7년말 기준 61.8kg으로 2000년 93.6kg에 비해서 34%나 줄었다. 이러한 쌀 소비량으로 볼 때 하루 세끼 식사 중 한 끼 이상을 밥을 먹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쌀은 소위 ‘살찌는 흰쌀’이라는 영양학적 오해가 쌀 소비가 감소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지만, 실제로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필요한 ‘라이신’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밀가루에 비해 2배 이상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쌀 전분이 밀 전분에 비하여 소화흡수가 느려 오히려 급격한 혈당상승을 방지하여 비만과 당뇨의 예방에 효과적이며. 식이섬유, 가바(GABA), 항산화물질(이시노톨 등), 미네랄(칼륨, 철), PEF 저해물질(치매 예방) 등 기능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우리의 쌀은 단순히 국민 식량으로서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고 논의 홍수조절, 지하수 함양, 토양유실 방지, 대기정화, 아름다운 경관보전 등의 사회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보전해야 하는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쌀 소비의 급격한 감소와 쌀 수급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 등을 자각하고 우리 쌀 산업의 지속적인 보전을 위하여 정부에서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농업인 스스로도 쌀 농업과 가공식품의 연계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충남농업기술원에서는 최근 우리 쌀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가공적성이 뛰어난 자체 개발품종 ‘옥향흑찰’과 일반 찰현미를 이용하여 바삭바삭한 ‘볶음쌀’ 제조기술을 개발하였고, 곡물영양과자, 쌀초코크런치바, 쌀초코쿠키, 쌀시리얼 등을 개발하였으며, 고급 디저트인 쌀마카롱, 현미휘낭시에 등도 개발하였다. 쌀 고유의 풍미가 가득한 이들 가공품은 영양간식이나 식사대용, 청소년 간식용 등으로 활용 가능하며, 이들 가공품 제조기술에 대해 금년 3~4월, 8회에 걸쳐 도내 가공업체, 창업희망자 73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교육을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에도 쌀초코트러플을 개발하였으며, 생강, 구기자, 인삼, 양송이, 표고, 밤, 은행 등 충남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쌀팽화과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쌀은 ‘포만감→맛→건강기능성’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어 전통적인 쌀의 용도를 넘어서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다양한 쌀 가공기술 개발·보급을 통한 산업화로 우리 쌀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