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이 군정수행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7월 군 조직을 정비해 기존의 기획실을 사무관급 기획관으로 개편해 부군수 보좌기관에 편제하고 2국(局)을 신설해 13개 과를 행정 분야와 산업건설 분야를 분담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민선 자치시대 이후 자치단체장에게 집중되는 과중한 업무를 직능별로 분산시켜 업무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시간적 물질적 낭비를 줄이고 인력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군은 ‘예산군 행정기구와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 제2조와 10조에 근거해 2국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신청사 이전과 함께 빠른 속도로 조직의 안정을 꾀해 왔다.

국이 신설될 때만해도 익숙지 않은 직제에서 빚을 수 있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 정도는 예측됐었으나, 업무에 노련한 고참 공무원을 국장자리에 앉힘으로써 국 신설에 따른 업무적 과도기를 비교적 무난하게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선봉 군수도 매주 격일(월, 수, 금요일)로 열리는 간부회의 중에서 업무보고 형식으로 열리는 금요일의 간부회의는 국장 주재 하에 자율적으로 의견을 나누도록 운영체제를 바꾼데 이어 군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도 행사의 성격에 따라 부군수와 국장의 활동영역을 넓혀줌으로써 내적으로는 국장에게 힘을 실어 주고 외적으로는 예산군 행정조직을 바라보고 있는 군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예전에도 그래왔듯이 공직사회의 승진체계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근속(근무연수)에 비중을 두다보니 업무의 추진력이나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공직생활 마감을 불과 6개월 남짓 남겨놓고 있는 공무원들이 정년을 앞두고 승진하는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민선 5~6기 때 당시 지방서기관(4급)급 자리인 기획실과 주민복지실장이 불과 1년 사이에 두 번씩이나 바뀌는 바람에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예산군에 할당된 네 자리의 지방서기관 중에 충남도청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부군수와 보건소장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자리는 조례만 바꾸면 필요에 따라 군수 재량으로 부서를 옮길 수 있다. 황선봉 군수도 지난 2014년 민선 6기를 출범시키면서 자신의 정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관광분야를 담당하는 문화관광과장을 지방서기관급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번에 신설된 국장 자리는 업무의 연속성보다는 조직의 안정 때문에 어쩔 수 ?이 6개월짜리 국장을 앉혔다 치더라도 올 연말에 정년퇴직으로 비게 될 두 자리의 국장 인선을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군수가 이미 ‘6개월짜리 인사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힌바가 있어 정년을 최소한 1년 이상 남겨놓고 있는 사무관(5급)들이 연말 정기인사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단위에서 서기관승진은 평생 있을까 말까하는 ‘홀인원’의 행운과도 같기 때문이다.

예산=이회윤 기자 leehoiyu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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