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사, 심리·체력적 부담감 호소
충남교육청, 감독관 늘려 시간 단축
대전교육청, 공신력·부정행위 우려

#. 대전 A 고등학교 교사 이 모(30) 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서 수험생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수능 시험 감독관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 체력적 부담도 부담이거니와 혹시라도 수능 감독 중 크고 작은 사고로 민원이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다. 이 씨는 “수험생들이 수능으로 인해 신경이 곤두서고 예민해지다 보니 시험을 보면서 불편했던 점에 대해 감독관을 상대로 민원 제기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험 감독을 해야 하는 교사들이 심리적, 신체적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수능 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만 때문인데 부정행위 방지, 공신력 등의 이유로 마땅한 해결책을 찾하고 있다.

지난달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전국 중등교사 5032명을 대상으로 수능 시험 감독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심리적·체력적 부담’이 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로, ‘낮은 감독 수당’ 이 28.2%로 나타났다. 해결 방안에 대한 설문에서는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 67.3%, 대학의 적극 동참 63.1% 순으로 조사됐다. 수능이라는 큰 부담이 따르는 시험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들은 매년 고충을 토로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호한 상황이다.

일부 교육청은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감독 시간을 줄이기도 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이 하루 종일 서있는 것에 부담이 따를 것이라 생각해 평균 3시간 정도만 시험 감독을 하도록 대안을 마련했다. 감독관 수를 늘리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키높이 의자를 배치하고 감독관을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사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감독 소홀, 부정행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원을 충원해 시험 감독 시간을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교사들이 기피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능 시험장 감독관의 약 70%는 일선 학교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감독관이 부족할 시에는 휴교를 한 중학교에서 감독을 충원하게 된다. 올해 수능 시험 감독관은 대전 2073명, 세종 1000여 명, 충남 2472명이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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