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최근에 약 70년 전에 시몬느 드 보브와르가 쓴 '제 2의 성'을 읽게 되면서부터다.

그녀는 참 방대한 자료에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고대·중세·근대 1949년대까지의 여성들의 문제를 들여다 보였고, 남성들의 손에 쓰여진 여성의 얘기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서술하였다. 1949년 경이면 노트북 등등은 생각도 못하던 시기이고 겨우 타자기-그것도 한번 틀리게 쓰면 지우는 것도 힘이 드는 기계-를 가지고 어찌 그런 방대한 작업을 하였을꼬?

아마도 그녀는 평생을 도서관에서 살다가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이 간다. 왜냐면 그녀의 저서를 들여다 보면 꼼꼼한 주석과 함께 여성에 관한 깊이 있는 문화사의 서술이 참으로 놀랍기 때문이다. 노트북이 있는 요즘도 그런 저술을 하려면 엄청난 작업일텐데 말이다. 아무튼 그녀는 동시에 여성들이 어떻게 창조적이고 혁명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 제시도 하였다.

오늘은 그녀가 언급했던 여성의 생리에 대해서 보자. 보브와르가 언급한 부분은 괄호를 하여 '제 2의 성'이라고 밝히고, 다른 얘기들은 내가 찾은 자료에서 쓴다지만, 확연한 구별은 불가능하다. 유럽에 관한 그녀의 서술은 엄밀히 보면 다른 시대로부터 뚝 떨어져 나온 얘기가 아니라, 바로 유럽문화의 바탕 격인 그리스로마 이전·이후의 사상 체계와 깊은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보브와르가 특별히 출처를 밝히지 않는 이상은, 때론 중복된 내용을 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미리 밝혀 둔다.

여성들의 생리 덕택(?)에 인류의 삶이 이어져 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생리가 무엇인지를 의학적으로도 확연히 밝혀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여성의 생리에 대해서 주로 남성들의 시각에 의해서 시대마다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면서, 심지어 폄하까지 하였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동시에 그것이 문화사의 자취로서 흥미로웠다.

먼저 여성들이 사용한 생리대는? 거의 모든 옛 문화의 기록에서 보면 식물의 섬유질, 풀 등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네도 사용했던 린넨 그리고 천조각도 생리대로 빠질 수가 없는데, 19세기까지에 들어와서까지도 이런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그리 일상화 된 것은 아니었다고 하니, 빠르게 변모하는 인류사의 다른 것들에 비해서 생리대는 상당히 미미한 발전을 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지금 우리 현대인이 사용하는 생리대는 지나간 세기의 생리대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첨단을 걷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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