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치며 핫팩 건네고···열띤 응원 , 기도하는 학부모, 포옹하는 교사

 
응원을 나온 대성고등학교 교사가 수험생들을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수능 한파는 없었다. 응원으로 가득한 현장에는 오롯이 뜨거운 열기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대전동산고 입구에는 이른 새벽부터 각양각색의 응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개성 있는 응원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앞에서 장구를 치며, 핫팩과 간식거리를 건네기도 했으며, 행여나 미처 챙기지 못한 물건은 없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제자를 살피는 교사부터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학부모까지 12년 레이스의 종지부를 찍을 결전의 장소에서는 모두 한마음으로 수험생을 응원했다.

“선배님 핫팩 받아가세요! 힘내세요” 고사장 입구에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유쾌한 문구가 적인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짧은 머리의 후배부터 힘차게 장구를 치는 학생까지 대성고 응원단은 선배를 볼 때마다 환호하며 개성 있는 응원을 펼쳤다.

특히 학생들과 함께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지키던 3학년 부장 김형설(46) 교사는 연신 밝은 미소로 제자 한 명 한 명을 모두 안아주며 다독였다.

김 교사는 “3년간 고생한 게 보여서 애틋하다. 실수 없이 침착하게 시험을 잘 봤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제 너희들도 얼마 안 남았다”고 함께 온 학생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선배들을 위해 인터뷰를 자처해 학교의 이름을 알리려는 학생들도 있었다.

보문고 2학년 신광규 군은 “미리 구령을 맞춰 연습했고 간식거리를 챙겨주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자리를 지켰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고 원하는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수험장에 있던 예비 고3들에겐 예습의 장이 되기도 했다. 같은 학교 장성한(18) 군은 “이제 내년엔 우리 차례라고 생각하니 떨린다. 열심히 공부를 해야 겠다”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아들이 도시락을 두고 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학부모도 있었다. 그중 아들이 깜빡하고 미처 챙기지 못한 시계를 긴급히 전달 하던 학부모 이 모(60·여) 씨는 “시계를 깜빡했다는 연락을 듣고 동료 직원의 시계를 빌려서 곧장 달려왔다”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아들이 긴장을 많이 타서 덩달아 나도 긴장 된다”며 “최선을 다해서 시험을 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8시10분. 수험생들의 입실이 끝나고 응원을 나온 학생들도 자리를 정리할 무렵 애타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교문 밖에서 간절하게 기도를 하는 학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수험생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어제 아들이 굉장히 긴장하던데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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