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뉴스] 허수경 시인 49재, "아프면 참지 말고 아프다고 하고."

허수경 시인의 유작이 된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10월 3일 별세한 허수경 시인 49재가 11월 20일 오후 2시 북한산 중흥사에서 동명스님(차창룡 시인) 주재 하에 치러진다.
차창룡 시인은 허수경 시인과 ‘21세기전망’ 동인을 함께한 문우로 2010년 속세를 등지고 출가해 승려가 됐다.
49재에는 차창룡 시인 뿐 아니라, 허수경 시인을 그리워한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여 슬픔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난다출판사는 허수경 산문집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가 출간됐다고 발표했다. '바빌론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고고학자였던 시인이 발굴터를 다니며 온몸으로 사유했던 '죽음'에 대해 고해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시인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 들어 있다. "아프면 참지 말고 아프다고 하고."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가 생활을 시작한 허수경 시인은, 1992년에 독일로 건나가 25년간 타국에서 글을 쓴 재독 시인이다. 생전 시집으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를 필두로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까지 총 6권을 냈다. 산문집으로는 “모래도시를 찾아서”, “너 없이 걸었다” 등이 있다. 동서문학상과 이육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92년 독일로 건너가 고대 근동 고고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지에서 고고학 연구와 시 쓰기를 병행했다. 위암 말기로 투병하다, 지난 10월 3일 저녁 2시 50분 향년 54세로 세상을 떠났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