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서 아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나 보다. 책을 보는 순간 전기가 통했다.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한 공간에서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낸다. 시간적 경험차이로 인해 언어도 다르고, 관심도 다르고, 미래에 대한 기대도 달라 감정도 다르고 대화도 잘 안 된다. 서로 다른나라 사람 둘이 만나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나는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하는데 아들세대는 고마워하지 않는다. 아들세대의 고민과 행동이 나에게는 이해되지 않는다.
 
저자 이원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겨레신문 경제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 시절 IMF 구제금융 사태 및 닷컴 기업들의 성장과 몰락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착한 기업과 좋은 경영’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신문사를 떠나 미국 MIT 슬론스쿨 MBA과정에 입학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약 보고되고 공직사회 필독서가 되기도 했다.
 
책의 1부에서는 아버지 세대에 만들어진 우리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는 자식 세대의 현실을 냉정하게 살핀다. 그리고 전혀 다른 모습을 띠게 된 우리 사회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내밀하게 뜯어본다.
 
이야기 하는 내용에 대해 사실적으로 뒷받침하는 통계를 들어서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2부에서는 다섯 가지 핵심적인 경제 이슈, 성장, 소득, 일자리, 기술, 노후를 중심으로 이 낯선 나라에서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고를 일깨운다.
 
지금까지 통하던 경제적 정의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 자유경제시장이론이 가지는 한계를 지적하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고 있다.
 
3부에서는 앞서 주장한 비판을 바탕으로 우리가 옮겨가야 할 사회와 새롭게 마련해야 할 선택지에 관한 기획을 담대하게 펼쳐놓고 있다. 아들과 아버지가 둘이 아닌 하나의 나라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토론이 필요하고 연구해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보다 깊고 폭넓게 아들의 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한 진단이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게 한다. 아들의 아픔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린 아버지의 처방으로 아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도 없고, 인격적 성장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과 아들들과 딸들이 읽어보면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책으로 추천한다.
 
박재명(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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