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준비와 더불어 연탄 비축은 ‘없이 살던 시절’의 최대 월동준비였다. 겨우내 먹을 김장김치를 장만하고 난방에 필요한 연탄을 확보해 두면 가장 큰 겨울 대비 준비를 한 셈이었다.

없이 살던 시절이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오늘날이나 김장을 마련하는 것은 아직도 연례적인 모습이지만 연탄 비축은 사실상 소수의 에너지 빈곤층의 문제로만 남게 됐다.

대표적 화석연료로 분류되는 연탄은 과거 거의 대부분 가정에서 사용하는 필수품이었으나 가스, 석유, 전기 등의 대체에너지가 등장하면서 저소득층의 에너지 공급원으로만 남게 됐다.

생각해보면 연탄은 이 사회에서 빈곤층이라고 분류되는 소수 위주로 사용하는 에너지이다. 지역난방 공급이 대폭 확대된 데다 도시가스 보급도 크게 늘어 연탄 소비층은 취약한 동네의 저소득층으로 한정됐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연탄가격이 전년 대비 1장당 무려 100원이 인상돼 서민들의 월동준비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최종 소비자가 연탄을 구매하는 가격은 760원에서 최고 1100원까지 이를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2020년까지 화석연료 보조금을 모두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는 더 이상 연탄 값을 지원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니 향후 연탄 가격은 지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극빈층의 에너지원인 연탄 가격이 지속 치솟는데 정부는 지원하거나 대책을 세울 수 없는 구조란 게 문제이다. 결국 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저소득층을 돕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문제 해결책이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갖고 연탄 기부에 적극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이웃이 외면한다면 에너지빈곤층은 스스로 겨울나기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히려 연탄은행에 접수된 기부 물량은 전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하니 걱정이다. 이제 겨울의 시작점이니 아직 늦지 않았다. 에너지빈곤층을 위한 연탄 지원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민단체, 사회단체, 봉사단체, 기업과 기관이 십시일반의 자세로 에너지빈곤층을 위한 연탄 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들에게 연탄은 생필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들에게 연탄은 생존 그 자체이다.

세상이 변하고 세월이 흘러 김장을 하고 연탄을 비축하는 것이 추억으로만 여기는 계층이 많지만 일부에게 아직도 연탄과 김장은 생존이다. 그 절박함을 알고 그들을 위한 행동에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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